"투자자들이 묻는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주식시장이 다시 뛸 것 같냐고. 우린 회의적이다." (체탄 아햐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
31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인하가 유력시된다. 10여년만에 처음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금리가 인하된다고 주식시장이 오른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이미 주가에 반영된 호재인데다 무역전쟁 등 위험이 남아있는 탓이다.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번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9.1%에 이르고,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0.9%에 그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다.
기정사실화된 금리인하를 하루 앞두고 이날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33포인트(0.09%) 내린 2만7198.0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7.79포인트(0.26%) 하락한 3013.1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9.71포인트(0.24%) 떨어진 8273.61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도 모두 내렸다.
아햐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 만으론 경기를 강력하게 돌려놓지 못한다"며 "기업 심리와 경제 성장은 무역전쟁 등 실물경기 악재의 해결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쏠려있다. 금리인하 결정 자체가 아니라 정책성명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핵심이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를 못 박을 가능성은 낮다. 향후 경기지표를 지켜보며 판단하겠다는 정도의 메시지가 유력하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너핸 수석전략가는 "파월 의장은 정말 곤란한 상황에 있다"며 "파월 의장 입장에선 시장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말이 한마디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하락을 촉발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중국을 위협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진행 중인 무역협상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팀이 지금 그들(중국)과 협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늘 마지막에 자신들의 이익으로 거래를 바꾼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졸린 조'(조 바이든 전 부통령)와 같은 민주당 사람들이 다음 대통령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 대선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그러면 그들은 다시 지난 30년처럼 '대단한' 협상을 통해 전보다 더 많이 미국을 강탈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문제는 만약 내가 (선거에서) 이긴다면 그들이 얻게 될 거래는 지금 협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하거나 합의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니스 애널리스트는 "미중 양국이 진행 중인 무역협상에 대한 일말의 희망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국측 대표단은 30∼31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국의 고위급 대면 협상은 지난 5월초 협상이 결렬된 뒤 약 3개월 만이다. 양국은 지난달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전쟁 휴전과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그러나 단기간 내 타결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미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산업보조금 지급 중단 등의 법제화 요구를 중국 정부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협상이 타결돼도 대중 추가관세를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입장 역시 합의의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