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소득 없이 끝났다. 21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협력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나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는데, 양자회담 결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국내 증시를 억누르던 한일 관계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40포인트(0.22%) 오른 1964.15로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20억원, 56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29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8.95포인트(1.47%) 오른 615.96으로 마감했다. 기관이 362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6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은 장 초반 약보합으로 출발했으나 오후 2시 이후 상승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베이징 교외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3국의 협력을 강조하는 발언이 나온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회담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과거에 대한 언급 없이 "미래지향적 실무협력을 진전시켜 나가자"고만 말했는데, 갈등 초기에 비해서는 다소 누그러진 태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일 외교장관 양자 회담은 소득 없이 끝났다. 강 장관은 양자 회담 후 결과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번 회담은 GSOMIA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한(24일)과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조치 시행일(28일)을 목전에 두고 이뤄지는 회담인 만큼 증권업계가 주목해왔다.
특히 지난 15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바란다'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증권업계에서는 한일관계가 해결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양국 외교장관이 회담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 만큼 두 국가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이다. 이는 국내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조치 등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제 막 회복하려고 하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잭슨 홀 미팅'(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잭슨홀 미팅에 주목하는 이유는 실망했던 기억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년 전 잭슨홀 연설에서 ‘경기 과열 신호를 찾지 못했고 앞으로도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이 현재 금융시장에 대해 중립적으로 발언할 경우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면서도 "과거 잭슨홀 미팅 전후 세계 주식시장 주가가 우호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