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코로나 진정 속 실적 우려…다우↓·나스닥↑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4.14 06:05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사진=뉴스1(AFP)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내 코로나19(COVID-19)의 진원지인 뉴욕주를 중심으로 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해졌지만 상반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코로나, 최악은 끝났다"…뉴욕주도 정점 선언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8.60포인트(1.39%) 내린 2만3390.7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 역시 28.19포인트(1.01%) 후퇴한 2761.63으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2거래일 만에 첫 하락이다.

14일부터 은행주들을 시작으로 어닝시즌에 돌입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우려가 대형주 매도를 부추겼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올 1/4분기 S&P 500 소속 기업들의 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8.85포인트(0.48%) 오른 8192.4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출자제령의 수혜주로 지목된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이날 오히려 각각 7%, 6% 이상 급등했다. 테슬라도 13% 넘게 폭등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전략가는 "어떤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강세장의 시작에 와 있다고 말할지 모른다"며 "하지만 난 조금 더 기다리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고 신중론을 폈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피해국인 미국에서도 희생자가 집중된 뉴욕주의 코로나19 발병 추세는 정점을 찍고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일 사망자 수 등의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다"며 "우리가 무모한 짓만 하지 않는다면 최악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안정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가 계속 영리하게 나아간다면 최악은 끝났다"며 "만약 우리가 어리석은 짓을 한다면 내일이라도 바로 (감염자) 수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준 뉴욕주의 코로나19 관련 누적 사망자 수는 1만56명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동안 671명이 늘었다.

쿠오모 주지사는 "부활절 주말 동안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어 안타깝다"면서도 "최근 며칠간 700명 이상에 달하던 뉴욕주의 일일 신규 사망자 수가 다소 줄었다"고 밝혔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11시41분 현재 뉴욕주의 누적 확진자는 19만288명에 달했다. 미국 전체 확진자 55만8999명의 약 3분의 1에 이른다.

봉쇄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TF(태스크포스)의 주축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미국에서 코로나19 발병이 둔화되고 있다"며 "다음달엔 일부 봉쇄 해제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샌더스, 바이든 지지 선언…트럼프 맞서 진보진영 총결집

최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하차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맞대결 상대로 결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중도 뿐 아니라 그동안 샌더스 의원을 지지해온 급진세력까지 미국의 진보 진영이 모두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로 결집한 셈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라이브스트림(온라인 생중계) 대담 중 "우리는 백악관에 바이든 전 부통령, 당신이 필요하다"며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해 당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모든 민주당원과 무당파, 많은 공화당원들에게 내가 지지하는 후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샌더스 의원이 공식적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샌더스 의원은 "최근 몇주 동안 나와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의 보좌진들은 여러 개의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경제, 교육, 기후, 범죄, 이민, 의료 등의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논의해왔다"며 "이 TF가 앞으로도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은 부자 증세와 자사주 매입 금지, 공립대학 무상교육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또 지금껏 노년층에게만 제공돼온 공공 의료보험 '메디케어'의 적용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급진 성향의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이면서도 2016년에 이어 올해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올해는 백인 노동자와 20∼30대 청년층의 열광적 지지를 발판으로 민주당의 두번째 경선인 2월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군소 후보들이 차례로 경선에서 하차하면서 샌더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2파전을 벌였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낙마한 온건파 후보들의 지지층이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결집하면서 샌더스 의원은 위기를 맞았다. 결국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 가운데 3분의 1을 뽑는 3월3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리며 패색이 짙어졌다.

결국 샌더스 의원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오늘 나의 선거 활동을 중단한다"며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샌더스 의원은 캠페인 중단과 동시에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진 않았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샌더스 의원의 지지 선언에 "샌더스 의원, 당신이 나를 진정한 대선 후보로 만들어줬다. 난 당신이 필요하다"며 "함께 손 잡고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키자"고 화답했다.

지난 9일 CNN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53%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차기 대통령으로, 42%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PEC+ 감산량 실망…WTI 1.5%↓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초과공급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감산량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35센트(1.5%) 내린 배럴당 22.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9시4분 현재 58센트(1.8%) 뛴 배럴당 32.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전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월부터 6월까지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 석유 수요 감소량 추정치인 하루 3000만 배럴의 약 3분의 1에 불과한 규모다.

앞서 OPEC+는 9일 화상회의에서 하루 1000만 배럴을 감산키로 의견을 모았지만 멕시코의 거부로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멕시코는 자국에게 할당된 하루 40만 배럴의 감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0만 배럴 감산을 주장했다. 12일 합의는 결국 사우디가 멕시코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협상에 관여해 온 입장에서 하자면, OPEC+가 검토하고 있는 감산량은 일일 2000만 배럴"이라며 "일반적으로 보도된 1000만 배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가까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세계가 코로나19의 재난으로부터 돌아오면 에너지 산업은 현재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매우 거대한 에너지 산업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나와 함께 일한 모든 이들, 특히 러시아와 사우디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000만 배럴은 OPEC+ 뿐 아니라 세계 전체의 원유 감산량 추정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오후 4시6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12.10달러(0.69%) 상승한 1764.9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9% 내린 99.4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날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부활절 연휴(10∼13일)를 맞아 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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