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다음달 발표할 ELS(주가연계증권) 규제 대책 중 하나로 장외에서 거래되는 ELS와 DLS(파생결합증권)를 장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구조화증권의 이름은 원금보장형, 지수추종형, 고위험수익형 등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이름으로 바꾸고 위험구조별로 상품 규제를 달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같은 내용의 ELS 대책을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의 총량규제와 함께 ELS와 DLS 거래를 위한 별도의 구조화증권시장을 만들어 이들 상품을 장내화 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에서는 연구용역을 통해 구조화증권시장 구축·통합 운영방안을 마련한다.
구조화증권이란 주식이나 채권에 특정 구조를 첨가해 수익을 내는 증권이나 기초자산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 등이다. 파생결합증권(ETN·ELW·ELS·DLS), 파생결합사채(ELB·DLB), 레버리지(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 추종) ETF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구조화증권시장 개편은 금융위원회가 다음달 내놓을 ELS 대책과 맞물려 진행된다. 금융위는 ELS 시장 규제 방안으로 총량제한과 함께 장외에서 거래되는 ELS와 DLS를 장내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확히 확인해주긴 어렵지만 ELS 장내화가 이번 대책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며 "은행에서 상품구조도 모르는 사람들이 신탁으로 가입하는 위험이 있었는데 거래소로 옮겨놓으면 그런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ETF, ETN, ELS, DLS 등 각 상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구조화증권시장 구축·통합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 금융당국은 별도의 구조화증권시장이 만들어지면 기존 장내 상품인 ETF·ETN과 함께 장외 상품인 ELS와 DLS도 장내에서 거래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은행 창구에서 주로 판매되던 ELS·DLS가 장내에서 거래될 경우 증권사 계좌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고 거래소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더 강화된다. 총량 규제를 원하는 당국의 의도대로 발행규모도 자연스레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시장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환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은행이 아닌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직접 거래하게 되면 불완전판매 시비가 사라지고 투자자 책임도 보다 확실해진다.
어떤 종류의 상품인지 알 수 없는 영어약자로 된 상품명은 상품위험도에 따라 원금보장형, 수익추구형, 지수추종형 등으로 바꿀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상품 이름만 보고도 직관적으로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알고 투자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손실위험이 큰 상품일수록 상장심사와 투자자 진입규제를 강화한다.
유럽에선 이미 이같은 방식의 관리체계가 적용 중이다. 유럽은 구조화증권을 투자형(원금보장형, 수익개선형, 참여형)과 레버리지형(녹아웃형, 비녹아웃형, 고정 레버리지형)으로 분류하고 유형별 특징과 유사상품간 수익률 비교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구조화증권의 가격평가기관 지정·운영방안과 상품 구조, 수익률, 가격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구조화증권 종합 정보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금융당국이 구조화상품 규제를 강화하는 이유는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동안 구조화증권은 다양한 종류의 상품 운용으로 소비자들의 재테크 선택권을 넓혀 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고위험 상품에서 연달아 사고가 발생하면서 불완전판매, 투기적 거래 등을 차단하기 위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강화하고 시장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한 독일 금리 연계 DLS와 최근 레버리지 ETN·ETF의 투기적 쏠림현상, ELS 대규모 마진콜(추가증거금 납부 요구)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 등이 대표적 사례다.
독일 금리 연계 DLS는 제대로 된 설명 없는 은행의 상품 판매와 복잡한 상품 구조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투자한 투자자들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 원유 레버리지 ETN은 과도한 괴리율(실제 기초자산 가격과 시장 거래가격 간 차이)에도 투자자들이 몰리며 큰 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COVID-19) 폭락장에서는 증권사들이 운용하던 ELS에서 수조원대의 마진콜이 발생하면서 외환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거래소 관계자는 "구조화증권 통합 관리방안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 후 금융당국와 논의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