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백악관 뿐 아니라 상·하원까지 모두 석권하는 '파란 물결'(Blue Wave)의 가능성을 시장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 경우 내년초 민주당의 기조대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어서다." (유세프 압바시 스톤X 전략가)
그동안 월가는 시장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것을 우려했다. 민주당 집권시 법인세 인상 등 반(反)시장적 공약들이 실현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2조달러(약 2300조원) 이상의 대규모 추가 부양책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오히려 증시에 도움이 된다는 게 월가의 판단이다.
오히려 11월3일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압승을 거두지 못하고 박빙으로 이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소송을 벌이며 장기간 불확실한 상황을 끌고 갈 것을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번 미국 선거에서 '파란 물결'의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예상했다. 파랑은 미국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이다.
현재 미 행정부와 집권 공화당, 민주당 사이의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1조8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부양안도 부족하다며 거부했다.
공화당의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소규모 부양안을 다음주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지만,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부결이 확실시된다.
바이탈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회장은 "11월 대선 전 추가 부양책이 합의될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경기순환주에서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4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 제약사들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작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다. 애플은 신제품 발표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이날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71포인트(0.55%) 떨어진 2만8679.8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2.29포인트(0.63%) 하락한 3511.9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36포인트(0.10%) 내린 1만1863.90에 마감했다. 이른바 MAGA로 불리는 MS(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가운데 애플만 떨어졌다.
이날 애플은 5G(5세대) 이동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최초의 자사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 4개 모델을 공개했지만, 전날 대비 2.6% 이상 떨어진 채 마감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븐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12 미니(5.4인치·699달러) △아이폰12(6.1인치·799달러) △아이폰12 프로(6.1인치·999달러) △아이폰12 프로 맥스(6.7인치·1099달러) 등을 선보였다.
3/4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시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은행주들도 부진했다. JP모간체이스와 씨티그룹은 이날 시장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공개했지만 대출 부실화 우려 탓에 약세로 마감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의 독립적 규제기관 데이터안전모니터링위원회(DSMB)는 이날 '잠재적 안전 우려'를 이유로 일라이 릴리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3상 임상시험을 중단시켰다.
몰리 매컬리 일라이 릴리 대변인은 "연구 참가자의 안전을 신중하게 보장하기 위한 DSMB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도 전날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3상 임상 시험에서 부작용 의심 사례가 발견돼 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J&J는 미국 모더나와 화이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함께 서방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곳으로 평가받아왔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넉달째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률은 크게 줄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지난 6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그러나 지난 6월과 7월의 0.6%, 8월의 0.4%와 비교할 때 상승률은 크게 둔화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4%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인 연 2%를 밑돌았다.
한편 가격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CPI도 0.2% 올랐다. 전월 0.4%의 절반에 불과한 상승률이다.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5월 미국은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바 있다.
국제유가가 올랐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도입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1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77센트(2.0%) 오른 40.2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2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10시3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73센트(1.8%) 상승한 42.45달러에 거래 중이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이 수입한 원유는 일평균 1180만 배럴로 전월 대비 5.5%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7.5% 늘었다. 그러나 지난 6월 기록했던 사상 최대 규모인 1294만 배럴보다는 적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5시9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49% 오른 93.52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내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34.40달러(1.78%) 하락한 1894.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대개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