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무나 못해'…금융위, 공매도 개인자격 신설

조준영 기자
2020.12.30 15:28
정부서울청사 전경

내년 3월 공매도 재개를 앞둔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공매도에 투자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 자격요건을 신설한다. 개인의 공매도시장 접근성 개선을 추진함과 동시에 투자자보호 장치도 두텁게 마련해야 한다는 업계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내년 초부터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공매도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개인의 투자자격·투자자예탁금 등 업계의견을 수렴한 기준 마련에 착수한다.

이번에 마련될 기준은 자본시장법상 규정된 '전문투자자'와는 다르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출입기자 송년간담회'에서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개인의 공매도참여를 우선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는 일정한 참여문턱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란 설명이다.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는 투자에 따른 위험감수능력이 있는 투자자를 일컫는 말로 일반투자자와 달리 적합성원칙, 설명의무 등 투자자 보호규제가 제한적으로 적용돼 자유로운 투자활동이 가능하다. 다만 이 기준은 주식, 펀드 등 모든 금융투자상품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전문투자자 수는 1만명을 갓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시장 내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바로잡는 게 당초 목적이었던 만큼 개인들의 시장참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공매도시장 참여율이 전체시장의 1%도 미치지 못하는 등 대부분 개인들이 공매도에 대한 기초지식과 투자경험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기관·외국인이 막대한 물량과 정보를 활용하는 공매도는 일반적인 주식거래보다 위험해 처음부터 모든 개인이 참여하기엔 손실우려가 크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들에게 공매도를 열어달라는 요구만큼 투자자보호를 해야한다는 요구가 많았다"며 "투자자격 뿐만 아니라 얼마나 담보를 설정해야 되는지 등 여러가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마련할 기준은 법과 시행령이 아닌 거래소와 금투협 규정 또는 증권사들의 자율규제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사례는 지난 5월 발표된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 건전화 방안이다. 고위험 파생상품에 대한 무분별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당국은 기본예탁금 1000만원, 위탁증거금 100% 징수, 사전교육 의무화 등 투자자문턱을 만든 바 있다. 이는 거래소와 금투협 규정을 개정해 마련됐다.

다만 공매도는 파생투자보단 위험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이보다 낮은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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