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조→5000억대까지 뚝…요기요 '흥행실패' 3가지 이유

정혜윤 기자
2021.07.15 05:44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9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배민과 요기요 배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20.12.29/뉴스1

최근 M&A(인수합병)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매물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베이코리아, 잡코리아, W컨셉, 지그재그 등이 올 상반기 M&A 시장을 달궜다. 요기요도 매물로 등장했을 때 조단위로 평가됐다. 그런데 매각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기업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처음 몸값을 과도하게 부른 측면이 있긴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의 평가가 후한 상황에서 유독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요기요를 살펴본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요기요는 크게 세 가지 정도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먼저 고객 충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이다.

요기요의 '슈퍼클럽' 유료 멤버십 가입자수가 15만명에서 정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클럽은 월 9900원을 내면 10회에 한해 한 번 주문할 때마다 3000원씩 할인받을 수 있는 제도다.

다음으로 입점한 식당도 주로 수익성 낮은 프랜차이즈 위주란 설명이다. 소비자를 끌어들일 만한 맛집 영업을 더 해야 할 판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단건 배달이 늘어날수록 파트타이머가 중요한데 요기요는 파트타이머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단 설명이다. 아르바이트 네트워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단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요기요) 가격이 5000억원대로 내려가도 여기에 1~2조원을 더 투자해야 할 판이라 쉽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고평가 받은 온라인 플랫폼... 요기요는?

올 상반기 진행된 플랫폼 기업들의 몸값은 높았다. 온라인 채용 플랫폼인 잡코리아는 9000억원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온라인 채용정보 시장점유율 40%를 확보한 1위 사업자인 잡코리아 매각가는 초반 7000억원선으로 추정됐는데, 실제 매각가는 9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수년전부터 매각설이 나왔지만 번번이 성사되지 못하다 이번에 이마트에 지분 80%를 3조 4404억원에 매각했다. 물론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업가치를 최대 60조원까지 평가받은 뒤라 후광효과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 등의 점유율이 전체 e커머스 시장 3위(12%)인 점이 가장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이외 온라인 패션플랫폼의 인기도 높았다. SSG닷컴은 W컨셉 지분 100%를 2650억원에, 카카오는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을 1조원에 사들였다.

코로나19(COVID-19) 시대 가장 떠오른 새벽배송 플랫폼 기업가치도 쑥 컸다. 마켓컬리는 이달 2254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으면서 2조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오아시스마켓도 최근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에서 인정된 총 기업가치는 7500억원 규모다.

반면 요기요는 매각 초기 2조원 규모의 대형 딜(거래)로 꼽혔지만 이제 시간에 쫓겨 가격이 5000억원대까지 낮춰지는 분위기다.

정해진 기한 내 반드시 요기요를 팔아야 한단 점도 매각자인 딜리버리히어로(DH)엔 부담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정해진 기간 내 최대한 높은 가치로 팔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며 "원매자측에선 서두를 이유가 없다. 처음부터 지는 싸움이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DH는 전날 공정거래위원회에 8월 3일까지인 매각 마감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대금 납입 등 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 시간이 모자라단 이유에서다. 마감 기한 연장은 최대 6개월까지 가능하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주 심사를 거쳐 매각 시한 연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 플랫폼 쑥쑥 성장... "누가 잘 키워내느냐가 관건"

배달 플랫폼이 매력적인 산업인 건 분명하다. 성장 속도가 엄청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 규모는 17조 3336억원에 달한다. 2019년(9조 7354억원)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커졌다. 지난 5월만해도 한달간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 규모는 2조 14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3207억원 대비 62.2% 뛰었다.

3위인 쿠팡이츠 앱의 월 사용자수가 지난 한해 10.7배 무서운 속도로 뛰었다고 해도 아직 요기요가 배달 플랫폼 업계 2위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신세계,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이 관심을 거뒀지만 MBK파트너스, 퍼미라 등 사모펀드가 요기요에 눈독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이 말도 많고 탈도 많긴 하지만 미래 비즈니스를 이끌어갈 산업인 건 부인할 수 없다"며 "누가 사가서 다른 사업과 어떻게 시너지를 내면서 잘 키워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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