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짓누르는 악재는 여러 개다. 금리 인상, 환율 상승, 대어(LG에너지솔루션) 등장으로 꼬인 수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내외 변수는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때론 '불확실성 해소'라는 반대편 재료가 되기도 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짜증을 키우는 요인은 다른 데 있다.
지난해 5월, 코스피200·코스닥150 대표지수 종목에 한해 재개된 공매도다. 악재가 걷히고 상승 탄력을 받을라치면 어김없이 공매도가 등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 대표 선수가 됐고 카카오게임즈 등도 공매도 세력의 일방적 사랑을 받는 종목이다.
공매도 부분 재개 1년이 다가오는데 논의 수준은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 '외국인 먹튀' 등 뻔한 레파토리가 되풀이된다. 그러면서 개미들은 '공매도 폐지'를 외친다.
공매도 필요성을 말하고 싶은 금융당국은 여전히 '눈치보기' 모드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까' 입조심한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식 발표한 주요 내용에도 공매도 관련 내용을 빠졌다. "공매도는 유지하되 불법 공매도를 엄벌에 처하고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조차 재확인되지 않았다.
뜨거운 감자를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모두의 마음이 읽힌다. 일각에선 현 정부의 결자해지를 요구하지만 윤 당선인의 의지가 '공매도 전면 재개'도 아닌 마당에 금융당국이 섣불리 나설 이유가 없다.
인수위가 금융당국 등의 의견을 들어 방침을 정할 수도 있지만 인수위 역시 피할 수 있다면 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현 정부와 인수위의 태도를 보며 "착륙인지, 이륙인지 어정쩡한 게 신·구 정권의 입장 같다"고 혀를 찬다.
공매도는 자본시장 과제, 경제적 이슈 등의 단계를 넘어섰다. 공매도는 정치·사회적 현안이 됐고 그래서 더 뜨겁게 달궈진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등을 고려할 때 공매도 문제도 자연스런 수순을 밟을 것이란 기대는 순진한 생각이다. 당장 6월에 선거가 있는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