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풀베팅했는데 반도체주는 팔았다…왜?[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2.11.07 21:11

[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전반적인 약세 기조를 이어간 가운데 순매수 전환했다.

특히 급락한 빅테크주를 포함한 기술주를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반면 기술주 하락시 수익을 얻는 매도(숏) 포지션의 베팅은 청산했다.

많이 오른 정유주를 팔고 정유주 하락시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펀드를 매수한 것도 눈에 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0월26일부터 11월1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3585만달러를 순매수했다.(결제일 기준 10월31일~11월4일) 직전 5거래일에 6566만달러를 순매도했다가 한 주일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3850선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10월26일부터 11월1일까지 5거래일 중 오른 날은 10월28일 단 하루뿐이지만 상승폭이 2.5%로 컸던 반면 떨어진 4일 동안은 하락률이 1% 미만으로 작았기 때문이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10월26일부터 11월1일 사이에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였다. 순매수 규모는 6240만달러였다. 이 ETF(상장지수펀드)는 나스닥100 지수가 오르면 3배 수익을 얻는다.

반면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프로세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는 2978만달러 팔아 치웠다. 이에 따라 SQQQ는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 1위에 올랐다.

이는 기술주 상승에 대한 강한 베팅을 의미한다. 서학개미들은 TQQQ 외에도 테슬라(4644만달러), 알파벳(클래스A와 C 합해 2978만달러), 애플(2778만달러), 메타 플랫폼(2443만달러), 아마존(1368만달러) 등 개별 빅테크주들도 적극적으로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와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빅테크주에 대해 매수 우위를 나타내기는 실로 오랜만이다.

미국 8개 빅테크주와 중국 알리바바 및 바이두로 구성된 마이크로섹터즈 팡+ 인덱스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FNGU도 386만달러 순매수했다.

에어비앤비까지 포함해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기술주 투자였다. 유일한 예외가 미국 대형 정유주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마이크로섹터즈 미국 빅 오일 인덱스 3배 인버스 레버리지 ETN(NRGD)이었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NRGD를 386만달러 사들여 정유주 하락에 베팅했다.

서학개미들의 정유주 하락 베팅은 순매도 상위 종목에서도 드러났다. NRGD와 반대로 미국 정유주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마이크로섹터즈 미국 빅 오일 인덱스 3배 레버리지 ETN(NRGU)과 대표적인 정유주인 엑슨 모빌을 729만달러와 569만달러씩 순매도한 것이다.

특이한 점은 서학개미들이 기술주 상승을 기대하면서도 반도체주는 팔았다는 점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0월에 반도체주가 오르면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적극적으로 순매수했었다.

지난 10월26일부터 11일1일 사이에는 SOXL도, 반도체주가 하락하면 3배 수익을 얻는 SOXS도 순매수 및 순매도 상위 10위 종목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와 미국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630만달러와 522만달러씩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SOXX는 지난 10월14일 298.68을 저점으로 지난 11월4일까지 10.1%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26.1% 폭등했다.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업황 회복 전에 주가가 먼저 바닥을 치고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도체주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단기 급등한 만큼 추가 매수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서학개미들의 반도체주 베팅은 레버리지 ETF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최근 계속해서 매도 우위를 견지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FOMC를 전후로 하락세를 보이며 S&P500지수는 3.4%, 나스닥지수는 5.7% 급락했다. 하지만 4일 연속 하락하다 마지막 거래일인 4일에는 S&P500지수가 1.4%, 나스닥지수가 1.3% 반등했다.

지난 10월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며 연준의 긴축을 뒷받침했지만 낙폭 과대 판단에 따른 매수세 유입과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소식이 증시를 끌어올렸다.

미국 증시는 지난 2일 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 10월 중순을 바닥으로 랠리를 지속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 보인다.

특히 올해처럼 중간선거가 있는 해 4분기에는 증시가 거의 언제나 올랐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중간선거는 오는 8일에 치러진다.

이와 관련, 레이몬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인 에드 밀스는 "가장 중요한 것은 중간선거가 끝난다는 것"이라며 "중간선거 12개월 후 S&P500지수는 100% 상승했다"고 말했다.

CFRA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금리가 오르는 중에 중간선거가 있었던 1946년과 1958년, 1994년, 2018년을 조사한 결과 중간선거가 끝나고 12개월 뒤 S&P500지수는 평균 12.8%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상승기에도 중간선거 뒤 낙관론이 무너지지 않았다"며 1990년 이후 중간선거가 치러진 해의 11월1일부터 그 다음 해 11월1일까지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업종은 반도체 장비였다고 설명했다.

이번주에는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도 발표된다. 올들어 증시는 예상보다 높은 CPI와 이에 따른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으로 저점이 낮아지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10월 CPI는 1년 전에 비해 7.9%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대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8% 밑으로 떨어진다면 투자심리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1년 전에 비해 6.5% 올라 전달 6.6%보다 상승률이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의 서머타임이 해제되면서 7일부터 미국 증시의 정규거래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 23시30분~다음날 오전 6시로 1시간씩 늦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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