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조직개편·인력확충' 나선 금감원… 기대와 우려 동시에

박수현 기자, 정혜윤 기자
2023.05.30 17:03

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조사 조직 개편에 나섰다. 조사1·2·3국 체제로 전환하고, 조사 인력을 기존보다 30% 늘린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불공정거래 정보를 수집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유관기관 간 조사 협업도 확대한다. 조사 체계 효율화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타부서 인력 유출, 전문성 약화 우려도 나온다.

금감원, 조사1·2·3국 체제로 전환… 인력 충원하고 협업 강화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불공정거래 조사역량강화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최근 8개 종목 주가조작 사태를 사전 감지·예방하지 못한 일 등을 계기로 삼아 불공정거래 조사역량을 강화하고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히고, 조사 부문 부서 개편 및 인력 증원, 전담 팀 및 대응반 신설, 불공정거래 기획조사도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금감원은 이복현 원장 취임 이후 조사 체계를 개선하고 다양한 기획 조사를 추진해 왔다"면서도 "인력 부족과 조사 사건 수의 증가로 점차 교묘해지는 불공정거래 양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3개 조사 부서 인력을 70명에서 95명으로 대폭 늘린다. 이와 함께 기존 기획조사(제보·기획사건)·자본시장조사(거래소 사건)·특별조사국(테마주·복합·국제 등 특징적 사건) 체제를 조사1·2·3국 체제로 전환한다. 특정 부서의 업무 편중 문제를 해소하고 중요 사건을 중심으로 부서 간 건전한 업무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당초 자본시장조사국, 특별조사국에 있었던 기획팀을 조사팀으로 전환하고 충원 인력을 조사팀에 배치한다. 이 경우 실제 조사 전담 인력은 45명에서 69명으로 1.5배 늘어난다. 또 온·오프라인에서 불공정 거래를 효과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특별조사팀, 정보수집전담반, 디지털조사대응반 등을 신설한다.

금감원은 조사 유관기관 간 협업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와 조사정보 공유 시스템을 가동하고 검찰·경찰과도 긴밀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융위·거래소와는 제보 및 조치 전력자, 조사 진행사건 등 정보를 자동적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빠르게 불공정거래에 대처할 예정이다.

전문성 약화, 타부서 인력 유출 우려… "중요도 높으면 우선 처리"

금감원의 조사 조직 개편을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 체제의 강점인 전문성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테마·복합·국제조사를 맡던 특별조사국과 파생상품·공매도 사건을 맡던 자본시장조사국의 전문 인력이 흩어지면서 조사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조사3국에 특별조사팀을 두고 대규모 투자자 피해 등이 우려되는 중대 불공정 거래 사건 발생 시 총력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CFD(차액결제거래) 조사도 특별조사팀에서 진행한다. 향후 CFD 사태처럼 중대한 사건의 경우에는 특별조사팀을 태스크포스(TF)로 전환해 대응할 계획이다.

함 부원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피해자 다수인 중대한 사건을 먼저 처리한다는 것이 제1의 원칙"이라며 "상대적으로 현물 시장에 비해 파생, 국제 사건의 비중이 적겠지만 어떤 사건이든 중요도가 높다면 당연히 우선 처리될 것이기 때문에 체제 개편에 따라 전문성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원 증원 없이 조사 인력을 늘리는 탓에 타부서 인력 유출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함 부원장은 "어느 부서에서 인력을 재배치할지에 대해선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당장 조사 인력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자본시장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또 "신규 인력 충원이나 경력·교환 배치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실무적 논의를 거쳐서 조정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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