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 14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올 하반기에 금리를 2번 더 인상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기대는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오는 7월에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을 중단하는 것이었다.
시장 전망보다 더 매파적인 동결이었지만 이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별 동요 없이 보합세에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이날 오전에 상승하다 오후 2시에 FOMC 위원들이 올해 안에 금리가 5.5~5.7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락 반전했다.
지난 3월에 공개된 FOMC 위원들의 올해 최고 금리 전망치 5.0~5.25%보다 0.5%포인트 더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올 하반기에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자 증시 주요 지수들은 낙폭을 줄이거나 상승 반전했다.
S&P500지수는 0.08% 강보합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0.4% 올랐다. 다우존스지수는 0.7% 하락했지만 유나이티드 헬스가 6.4% 급락한 영향이 컸다.
파월 의장이 오는 7월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냐는 질문에 "결정된 것이 없고 (7월 FOMC는) 실시간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점도 투자 심리를 완화하는데 도웅아 됐다.
실시간 회의란 회의 당일에 논의해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마케나 캐피탈 매지니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래리 코차트는 "금리 인상을 중지한 것, 또는 건너뛴 것이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것과 결합되며 초반에는 부정적으로 해석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금리 전망치의 의미를 축소하고 경제가 여전히 소프트랜딩(연착륙)으로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받는 단기 국채도 안정세를 보였다. 이날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 4.694%에서 4.707%로 0.013%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결국 이날 연준의 결론은 인플레이션이 더 빨리 하락하지 않는다면 금리를 올해 안에 2번 더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를 2번까지 올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3개월째 전월비 0.4%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년비 상승률도 5.3%로 연준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근원 CPI 상승률이 좀처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으면서 연준 위원들은 이전보다 더 매파적으로 변했으나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의 하락 경로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낙관한 것이다.
펄크럼 자산관리의 파트너인 나빌 압둘라는 WSJ에 지난해에는 한번에 0.5~0.75%포인트씩 금리가 오르면서 국채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주식의 밸류에이션도 타격을 입었으나 올해는 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로 축소되면서 FOMC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낙관적으로 변한 것도 FOMC의 금리 전망치가 높아진데 대해 시장이 둔감하게 반응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미국 증시 상승세는 메가캡 기술주에 초집중됐지만 최근엔 랠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6월 들어서는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모두가 상승하고 있다.
피듀시어리 트러스트의 CIO인 한스 올센은 WSJ와 인터뷰에서 "랠리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종목들도 상황이 괜찮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동조해 오르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결국 지금은 강세장이기에 연준의 매파적 전망도 시장에 큰 충격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설적인 트레이더인 제시 리버모어의 일대기를 소설 형식으로 다룬 '제시 리버모어의 회상'이란 책에 보면 주식 매매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질문에 패트리지 노인은 늘 같은 대답을 한다. "알다시피 지금은 강세장 아닌가."
올해 안에 금리를 2번 더 올릴 수 있다는 연준 전망에 증시가 담담하게 반응한데 대한 대답 역시 "알다시피 지금은 강세장 아닌가"란 말에 담겨 있다.
그러니 FOMC 직후 증시가 하락하자 더 늦기 전에 주식 포지션을 구축하거나 확대하기를 원하는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시장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