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엔비디아 비싸다" 1위 증권사의 '미국주식 쏠림' 경고

김은령 기자
2025.02.25 16:14

[인터뷰]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미래에셋증권 제공

"지난해 말 국내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의 92.2%가 미국 주식이었습니다. 과도한 쏠림도 문제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가격 부담이 생긴 만큼 비중 조절에 나설 때라고 판단됩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2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의 미국 주식 비중은 60% 수준인데 비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비중은 지나치게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외주식 잔고가 40조원인 업계 1위인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 고객의 해외주식 보유액 가운데서도 미국 주식 비중은 94%에 달한다.

박 센터장은 "지난해 미국 증시가 크게 상승하면서 미국 주식 비중을 늘린 것은 적절했지만 이같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거냐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이 높다' 즉 '비싸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P500, 나스닥100 지수는 각각 24.9%, 25.6% 올랐다.

미국 주식 열풍으로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급증했다. 지난해말 국내투자자들의 미국투자 금액은 1121억달러(약162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64.8% 증가했다. 해외주식 보유분 가운데 미국 주식 비중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2019년엔 58.3%에 불과했던 비중이 2022년 79.9%, 2023년 88.5%, 지난해말 92.2%로 꾸준히 높아졌다.

박 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갖고 있는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아이온큐 등의 종목이 밸류에이션이 특히 높다"며 "또 국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투자 비중이 높은 점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경우 PER(주가수익비율)이 100배, 엔비디아는 30배 수준이다.

이들 혁신 기업 특성상 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게 책정됐는데 최근 중국 기술주들의 이슈로 균열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그는 "딥시크 출현이나 비야디의 자율주행 등 중국 기술 발전 수준이 미국 혁신기업의 독보적인 프리미엄에 타격을 주게 됐다"며 "여전히 미국 혁신기업들의 기술 우수성은 뛰어나지만 그동안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던 부분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실제 올 들어 국내 투자자 보유비중이 높은 미국 주요 종목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올 들어 18.1% 하락했고 엔비디아도 3% 내렸다. 아이온큐는 25% 떨어진 수준이다.

그는 또 환율전망 역시 미국 주식 비중을 낮춰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에 유리했지만 되돌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환율을 1350~1400원수준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올해 투자자산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 센터장은 "해외주식의 미국 비중은 낮추고 인도나 중국 테크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라"고 조언했다.

중국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부동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전체 중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최근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테크 주식을 중심으로 추천했다.

그는 "샤오미, 비야디 등 중국 테크주들의 기술 혁신은 빠른 속도로 미국 혁신기업들을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인도 주식의 경우 내수 성장의 수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또 금 투자 역시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센터장은 "중국, 러시아, 인도, 터키 등은 외환 보유 가운데 골드(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각 중앙은행들의 탈(脫) 달러 기조를 감안한다면 금 역시 관심을 갖기에 유망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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