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만든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됐다. 금융회사의 수탁자 책임 근거를 명문화하고 이행여부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도록 한다. 이행평가도 금감원에 맡긴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의 수탁자 책임 근거를 규정하고 그 이행여부를 금감원에 보고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매년 평가해 공표하고 금융회사는 평가 결과를 공시하도록 규정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집사(steward·스튜어드)처럼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행동지침이다. 기관투자자는 투자대상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를 투명하게 보고해야 한다. 투자자가 믿고 맡긴 투자금에 대해 적극 책임지도록 한 것이다. 이는 소액주주 대신 의결권 행사·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주친화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는 민간 자율규범으로 운영돼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기관투자자는 자체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 이행보고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공시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이행보고서를 공시한 기관은 전체의 9% 수준이다.
의결권 행사가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꾸준하다. 주주총회 시즌 기관투자자들의 소극적 대응이 대표적으로 주요 안건에 기계적으로 찬성하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금감원이 2024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현황을 점검한 결과 반대의견 행사비율은 6.8%에 그쳤다.
이에 따라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을 하려면 기관투자자의 책임 있는 주주권 행사와 수탁자 책임 활동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국민연금을 향해 "정상적으로 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주문했다.
독자들의 PICK!
정치권에선 상법개정에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를 다음 단계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한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내 '코리아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옛 코스피 5000 특위) 소속으로 특위 내에서도 해당 개정안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스튜어드십코드 이행평가와 관련해 감독원에 일부 권한을 이양해주면 기꺼이 감독업무를 수행하겠다"며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김 의원은 우선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시작으로 금감원에 권한을 주기 위해 관련 부처와 논의해 관련 법안을 고쳐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기업지배구조 전반의 개혁을 한층 힘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 자본시장이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