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를 야기한 MBK파트너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MBK에 대해 "본업이 먹튀"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MBK와 같은 PE(사모펀드)는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받지는 않지만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상반기로 예정된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점검해보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7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해 "도덕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식적으로는 법원의 판단대로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MBK파트너스를 질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단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별다른 자구책이 없었을 뿐더러 주요 투자자와 사전 협의도 없었다. 그런데도 홈플러스는 회생신청 직전까지 회사채를 찍어냈다. 지난달 21일 발행된 기업어음(CP) 50억원을 비롯해 올해만 28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무책임한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먹튀' 논란이 불붙은 상태다.
고위 관계자는 "PE 스스로 본업이 먹튀라고 한다"며 "피해를 끼쳐도 위법하지 않다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BK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고 했다.
MBK파트너스 등 PE에 대해 검사 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필요하단 판단이 서면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전단채)나 CP 등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부도를 인식한 이후 판매했다면 불완전 판매, 사기판매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와 관련한 부작용도 살펴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증권사 CEO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와 관련해 여러 장점과 부작용이 있어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라며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오면 이를 기초로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점검할 부분은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PE에 대한 자본시장법상 규율 체계가 없어 제재에는 한계가 있다. 비공개로 소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사적계약 특성 때문이다. 횡령이나 배임, 사기 등 형법상 위반행위만 없으면 문제삼기 어려운 구조다. PE는 인가제가 아닌 신고제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자정작용에 기대하는 눈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GP(사모펀드 운용사) 업무가 현저하게 부적합하거나 업무수행에 중대한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 LP(기관출자자)는 GP나 GP가 출자한 펀드의 업무와 재산상황을 감시할 수 있다. 국민연금 등 LP가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 원장은 "GP의 업무수행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할 경우 LP가 관여할 수 있는 법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