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엑셈, 1.5개월 공공 입찰 제한에 '곤혹'

이종현 기자
2025.07.28 08:03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엑셈이 공공사업 입찰 제한 위기에 놓였다. 처분을 한 것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다. 한전의 자회사인 한전KDN과 엑셈이 부당공동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회사는 잠정 효력 정지를 신청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엑셈은 지난 21일 한전으로부터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전반을 대상으로 한 입찰 참가 자격을 1.5개월간 제한받는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엑셈은 법원에 제재 처분 취소소송과 판결 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해당 요청은 당일 받아들여져 처분은 잠정 중단됐다.

이번 일이 처음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은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전KDN과 엑셈의 입찰 담합행위를 제재하면서부터다. 2022년 10월 한전은 데이터 증설용 자재구매 사업을 발주했다. 해당 사업에는 한전의 100% 자회사인 한전KDN과 엑셈이 참가했다. 이때 두 기업은 한전KDN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투찰 가격을 공유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엑셈은 한전KDN에 해당 입찰의 들러리로 참여할 것을 요청받았다. 엑셈은 요청을 수락하고 한전KDN이 사전에 알려준 금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투찰했다.

엑셈으로서는 얻을 것이 없는 행위임에도 동조한 것은 한전KDN과의 관계 때문이다. 한전KDN은 엑셈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이다. 지속적인 거래를 위해 한전KDN의 요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사안의 특성을 고려해 공정위는 한전KDN에게만 3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전 역시 엑셈의 사정을 고려해 제재 기간을 짧게 한 것으로 보인다. 엑셈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공공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7%인 163억원이다. 이를 1.5개월로 환산하면 21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다만 이는 산술적인 수치일 뿐이다. 제재를 받더라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을 뿐 기존에 수주한 사업은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시기만 잘 맞는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에는 시기가 좋지 않았다. 엑셈 관계자는 "회사가 공을 들이던 공공 사업이 7~8월로 예정돼 있다. 이번에 제재를 받으면 해당 사업 입찰이 불가능해져 어쩔 수 없이 대응에 나섰다"며 "법원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해준 만큼 재판일까지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게 됐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1심에서 승리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패소한다면 다시 처분 효력이 발생한다. 비슷한 사례를 겪은 기업이 SGA다. SGA는 2024년 5월 서울시로부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고 소송을 진행했으나 지난 7월 10일 1심에서 패소하며 처분 효력이 다시 발생했다.

다만 엑셈과 SGA의 상황을 단순 비교하긴 힘들다. SGA는 대부분의 매출이 공공에서 발생하는 데다 제재 기간도 11개월로 길다. 그만큼 SGA의 잘못이 크다고 판단한 만큼 승소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엑셈은 공공보다 민간 매출이 큰 데다 기간도 1.5개월로 짧다. 만약 제재 기간을 공공 사업이 비수기일 때로 맞출 수 있다면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사업은 순항 중이다. 엑셈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 612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 79.8%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27.5%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최근에는 신규 먹거리고 인공지능(AI) 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선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AI 플랫폼 사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지리라 본다"며 "기존 패키지 솔루션에 더해 새로운 생성형 AI 플랫폼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엑셈의 주가는 21일 제재 공시 이전까지는 2335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공시 이후 이튿날 전거래일 대비 7.9% 하락했다. 24일 종가는 2120원으로 시가총액은 151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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