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현지) 미국 '지니어스(GENIUS) 액트'가 서명·발효 절차에 들어가면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결제 인프라 자산'으로 격상됐다. 핵심은 허가받은 발행사(PPSI: Permitted Payment Stablecoin Issuer)만 달러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는 단일 라이선스 체계다. 법 효력은 시행규정 확정 후 120일 또는 서명일로부터 18개월 중 빠른 날에 발생하며, 그 이전이라도 신청·심사 트랙이 열려 제도권 편입이 가속될 전망이다. 특히 2028년 7월부터는 디지털자산서비스제공자(DASP)가 'PPSI가 발행하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내에서 취급·판매할 수 없게 되므로 시장은 자연스럽게 규제 적합 코인 중심으로 재편된다. 요지는 '누가 발행할 수 있느냐'에서 '누구의 코인만 유통될 수 있느냐'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는 점이다.
이 변화는 증권업과 직결된다. 미국은 주식 결제주기를 이미 T+1(주문체결 후 1영업일)로 단축했고, DTCC의 '프로젝트 아이온'은 분산원장 기반의 동시결제(T+0) 역량을 시범 운용하며 하루 수십만 건, 월 수백만 건 단위로 안정성을 검증해왔다. 현금 레그(현금 결제 단계)에서 발생하는 미스매치와 프리펀딩 부담을 규제 적합 스테이블코인이 흡수하면, 시간대와 국경을 가리지 않는 24시간 실시간 결제·담보 재사용이 현실화된다. 이는 리테일·프루프(Proof)·기관 브로커리지 전반의 증거금·유동성 관리 방식을 바꾸고, 체결→결제→재투자까지의 회전속도를 높여 수익모델을 확장한다.
국내 증권사 관점에서 기회도 분명하다. 첫째, 외화 예치 및 환전 비용 절감—원화↔달러 실시간 브리지와 결합하면 야간 미국주문의 자금 선충전 부담이 줄어든다. 둘째, 지갑·커스터디·결제 레일을 MTS에 내장하면 소액 투자자도 글로벌 종목을 '코인 결제'로 즉시 체결·정산할 수 있다. 셋째, 자산 토큰화(STO)·온체인 담보·레포 등 신상품으로 리테일/기관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다. 요컨대 스테이블코인은 "해외주식 편의기능"을 넘어 브로커리지 운영체제(OS) 자체를 바꾸는 촉매다.
물론 전제가 있다. 첫째, 준비자산 1:1 보전·재사용 금지·월간 공시 등 은행 급 규율을 충족하는 코인만 취급해야 한다. 둘째, 온체인 감사(Proof of Reserves)와 결제지갑의 사용권·소유권 분리, 월별 외부감사 보고를 통해 신뢰 프리미엄을 축적해야 한다. 셋째, 국내 규제와의 정합성을 맞추며 단계적으로 샌드박스→상용화를 밟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니어스 액트는 증권사에 "거래·결제·자금·커스터디의 재설계"를 요구한다. 기술은 준비됐다. 남은 것은 PPSI 기준에 부합하는 파트너 선택, 리스크·회계·준법이 일체화된 결제 아키텍처, 그리고 고객에게 체감되는 더 빠르고, 더 싸고, 24시간 열려 있는 글로벌 브로커리지 경험을 구현하는 일이다. 기회와 책임이 동시에 커지는 지금이, 한국 증권사에 기회와 책임을 동시에 던지는 "뉴노멀" 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