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를 구성하는 여러 종목 중 저평가됐고 성장이 기대되는 개별 종목을 잘 추려 펀드를 설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을 향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각종 방안을 발표하는 가운데 베어링자산운용이 주주 환원 성향이 높은 종목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59)는 지난 9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여타 운용사들이 주식·채권 혼합형 상품을 출시할 때, 베어링자산운용은 국내 주식시장의 주주환원 테마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고 주식형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져 운용 역량을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난 1일 '주주가치성장 목표전환형 2호 펀드(이하 2호펀드)'를 출시했다.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10일 만에 672억원 투자자금이 모였다. 펀드는 8% 수익률을 거두면(기준가 1080원 도달 시) 채권형 재간접펀드로 전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만기는 5년이지만, 목표를 달성하면 조기 청산한다.
2호펀드는 '주주가치성장목표전환형 1호 펀드' 후속작이다. 1호펀드는 기업가치 우수 종목, 주주환원 개선 기업, 거버넌스 개선 관련 종목으로 구성됐다. 8% 목표 수익률을 달성해 오는 12월2일 조기 청산한다.
박 대표는 "2호 펀드가 성공적으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목표전환형이 아닌 주주가치 성장 스타일의 에버그린 펀드를 공모 형태로 출시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이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저조한 주주환원율, 취약한 기업 거버넌스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주주가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시장의 주된 투자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국내에 투자하고자 하는 해외의 기관투자자의 자산을 더 많이 위탁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글로벌 보험사 매스뮤추얼의 자회사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베어링그룹의 운용자산(AUM)은 634조원. 한국법인인 베어링자산운용의 AUM은 21조원을 상회한다. 국내주식 자산규모는 13조원 이상이고, 국내 채권 자산은 4조원을 웃돈다. 베어링자산운용의 수탁고는 외국계 자산운용 중 가장 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58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89억원을 벌어들여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베어링자산운용의 성장 배경은 다양한 아이디어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판매 프로세스가 강화된 상황에서 지난해 월지급형 인컴펀드인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를 출시해 올해만 1000억원 이상 투자자금을 모집했다. 시장에서 보기 드문 단일 국가 펀드 '독일펀드'는 올해 200억원이 모인 상태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구조를 활용한 사모 대출 상품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서강대 경제학과를 나와 연세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미국 SEI인베스트먼트, 도이치투자신탁운용을 거쳐 2001년 5월부터 베어링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베어링자산운용에서는 투자전략팀 팀장, 글로벌계량운용팀 팀장,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을 지냈다. 이어 2020년 2월 주식·채권운용과 해외투자 솔루션·상품 운용 전반을 맡는 공동대표이사에 올랐고, 지난해부터는 단독 대표이사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