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한·미 무역 협상이 가까운 시일 내에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3740선을 돌파했다. 특히 한·미 협상 지연에 따른 피해 업종으로 꼽혔던 자동차주 대형주가 급등했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91.09포인트(2.49%) 오른 3748.37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591억원어치, 742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1조394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한·미 무역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10일 내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협상단은 오는 17일(한국 시각) 협상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다.
대표적인 관세 피해주로 분류됐던 현대차·기아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미국과 먼저 관세 협상을 타결한 유럽과 일본에 비해 10% 높은 관세 부담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자동차주는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이날 현대차는 전일 대비 8.28% 오른 24만2000원에, 기아는 7.23% 오른 11만1300원에 마감했다. 한온시스템(+8.08%), KG모빌리티(+4.86%), 현대위아(+4.15%), HL만도(+3.17%), 현대모비스(+2.83%) 등이 동반 강세였다.
이차전지 업종도 전기차 판매 호조 소식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 9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10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데 이어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 증가 전망에 LG에너지솔루션(+8/80%), SK이노베이션(+7.71%), 삼성SDI(+6.55%), 에코프로비엠(+14.22%), 에코프로(+14.03%) 등이 동반 강세였다.
SK는 전일 대비 1만3000원(5.62%) 내린 21만8500원에 마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영향이다. 최 회장이 2심 판결대로 거액의 재산 분할 자금을 마련하려면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SK가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떨어져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단기 상승 탄력을 받아 강세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이 조만간 자산 긴축(QT)을 끝낼 수 있다고 전하는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완화 정책이 예상된다"며 "상승 압력에 노출됐던 시장 금리가 진정된다면 낮아진 금리가 증시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 또한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4원 내린 1417.9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김대준 연구원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통화 완화 기조로 원화 약세 속도가 둔화될 여지가 생겼다"며 "1500원을 넘지 않는 이상 지금의 (증시) 강세장 분위기가 뒤집힐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