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무디스 "원화 약세 고착화 우려…내년 기업 신용 하향 지속될 것"

배한님 기자
2025.11.25 10:12
2026년 업종별 전망. /자료=한국신용평가

내년 조선·반도체·방산을 제외한 국내 기업은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한신평) 기업평가본부장은 지난 24일 열린 '무디스-한신평 미디어브리핑'에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반보다 높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됐고, 올해 달러 인덱스를 보면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원화는 더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금값의 고공행진이나 달러-스테이블 코인의 승인 등으로 달러 중심의 글로벌 통화 질서가 흔들리며 원화의 약세가 고착화하거나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에 대한 배경으로 "미국과의 금리 역전 현상, 2023년부터 미국에 역전된 실질 성장률, 그리고 지난 3년간 한국의 유동성 증가가 해외 주요국 대비 매우 높았다는 점, 민간의 해외증권투자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권 본부장은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는 긍정적이나 구매력을 약화시켜 내수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더욱이 지금 정부와 기업이 대미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어 향후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조선·반도체·방산을 제외한 업종의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석유·화학은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 내 과잉 생산 등 구조적 불황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 본부장은 "차입을 확대하면서 현금이 감소했다"며 "이에 단기 현금으로 단기 차입금에 대응하는 능력까지 약화해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건설은 지방을 중심으로 한 분양 부진과 안전사고 관련 규제 강화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차전지는 미국 전기차 세액 공제 종료에 따른 수요 위축과 대 중국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은 중국 내수 둔화에 따른 글로벌 초과 공급, 미국·유럽의 철강 관세 강화 등이 이중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의 신용 전망도 어둡다. 션 황 무디스 기업평가부문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산업 전망은 지난해 중반까지는 긍정적 기조가 있었으나 현재는 부정적"이라며 "개별 기업의 등급 전망에서 부정적 등급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많다"고 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특히 화학 업종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내년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며 "무디스는 구조적 업황 부진을 반영해 많은 화학 기업에 대한 등급 하향을 진행했는데 추가 하향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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