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기업인데 밸류는 석화…LG화학 주가 재평가되려면

김창현 기자
2025.11.25 16:10
LG화학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LG화학 주가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배구조와 자본배분 전략이 보완되면 할인율 축소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견해를 유지한다.

25일 거래소에서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4500원(1.26%) 오른 3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장중 42만8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5% 하락했다.

LG화학은 지난달 한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가 LG화학의 저평가가 극심하다며 기업가치제고 권고안을 제시하자 정부의 주주환원 강화 기조와 맞물리며 투심이 개선됐다. 이후 발표된 3분기 실적도 추정치를 상회하며 주가는 지난 한달간 48%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LG화학이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않으며 상승 흐름은 이어지지 못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상반기 LG화학을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했다는 소식도 투심을 악화했다.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은 기업가치나 주주권익을 해치는 행위를 비공개 대화로 해결하지 못할때 지정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정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이 제시되면 기업가치 재평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꼽힌다. 정부, 여당의 상법 개정 논의가 주주환원을 기업 자율에서 일정 부분 의무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우호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이윤이 낮은 NCC(납사분해공정) 플랜트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이후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에 얼마나 일관된 태도를 보이는지에 대한 신뢰가 약화한만큼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LG화학은 이익 대부분이 배터리 관련 사업에서 발생하지만 밸류에이션은 석유화학 업종에 묶여 있다"며 "보유 지분 일부를 활용해 실질적 주주환원에 나서야 2차전지 기업에 걸맞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했다.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가치는 약 77조원 수준이나 LG화학 시가총액은 26조원에 그친다.

2022년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미디어 기업 내스퍼스는 매일 보유 중이던 텐센트 지분을 매각하고 그 대금을 자사주 매입에 이용하는 장기적인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후 한달만에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은 25%가량 축소됐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주식을 일부 매각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유통 주식수가 확대돼 LG에너지솔루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주가 상승 효과가 LG화학 지분가치 및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경영진 보상체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유럽 소재 주요 기업들은 TSR(총주주수익률), 업종대비 주가 성과 등을 경영진 인센티브에 연동한다"며 "LG화학은 전세계에서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낮은 미국에서 2차전지 생산능력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전기차 비용이 내연기관차 비용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어 업황이 전환되는 시점을 주주가치 제고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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