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투사 도약 준비하는 메리츠증권…유상증자 신용 악영향도 無

배한님 기자
2025.11.27 17:20
메리츠증권 사옥. /사진=머니투데이DB

메리츠증권이 최근 발표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약을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체급을 키워 4호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자 인가를 받으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회계 부담없이 자본 확충을 할 수 있는 방안을 활용해 신용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최근 '메리츠증권의 유상증자에 대한 한국신용평가의 의견' 특별 리포트를 발표하고 "이번 CPS(전환우선주) 발행으로 메리츠증권의 자본규모는 지난 9월말 기준 약 7조2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예정이다"며 "(해당 CPS는) 영업용순자본으로 100% 인정돼 유상증자로 인한 메리츠증권의 추가적인 자본적정성 지표 하락 압력은 완화됐다"고 밝혔다.

현재 한신평이 책정한 메리츠증권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한신평은 "최근 메리츠증권은 높은 배당성향, 위험자산 확대로 인한 총 위험액 증가, 대형사 경쟁 심화로 인한 자본비율 압박 등을 받았는데, 이 정도 규모의 증자 효과는 의미가 있다"며 "자본규모 약 7%에 대항하는 자본확충으로 딜 인수 여력이 증가하고, 발행어음 인가 가능성도 높아지며 대형사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5일 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계획을 밝혔다. 현재 총 주식수의 6.09% 규모다. SPC(특수목적법인)인 넥스라이즈제일차가 신주를 전량 매입한다. 발행 신주는 SPC를 통해 기관투자자 등에 셀다운(재매각)한다.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는 SPC에 풋옵션을 제공한다. 풋옵션 행사 기간은 2027년 10월부터 2030년 11월이다. 행사 가격은 비공개다.

한신평은 이번 메리츠증권의 유상증자가 회계상 부채를 발생시키지 않는 똘똘한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평가했다.

제3배정자인 넥스라이즈제일차는 이번에 발행된 CPS를 전량 인수한다. 메리츠증권은 그 대가로 현금 5000억원을 받는다. 메리츠증권의 회계상 자기자본이 증가한다. 이 사이에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가 CPS 풋옵션을 제공했는데, 이는 SPC가 부담없이 CPS를 되팔 수 있다는 의미다. 지주사 신용으로 돈을 빌린 것과 동일한 효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의 재무비율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증권사의 자본만 늘리는 우회형 구조를 쓴 것이다"고 했다.

증권업계는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증권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가 나서서 풋옵션을 제공한 것은 그룹 차원의 전략적 육성으로 보인다"며 "이는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증권을 종투사로 체급을 키워 발행어음, IMA 사업을 영위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현행법상 IMA 사업 인가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투사만 받을 수 있는데,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인가를 받고 연내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NH투자증권도 인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사업자에게 허용되는 발행어음 사업에 인가도 추진 중이다.

다만, 한신평은 풋옵션 발행으로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증권의 리스크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신평은 "풋옵션 제공이 지주의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지주의 자회사 지원 관리 재무 부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지주가 자회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구조적 후순위성이 심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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