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국내 비중 확대 '행동 지침'…오천피·환율 포석

김지훈 기자
2025.12.16 17:34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국민권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6.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재명 대통령이 자본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공단을 향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등 행동 지침을 내렸다. 국민연금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한국 증시 도약을 견인하고 증시 안전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국내 증시 잠재력을 감안하면 코스피 5000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가 고객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집사(Steward)처럼,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위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탁자 책임 원칙을 말한다.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통해 오너 리스크나 불공정 합병 등을 견제해야 시장 선진화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최근 몇년간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경영권 분쟁 등에 적극 개입하기 보다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기업 지배구조 이슈나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정치적 개입 논란이 반복되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도 해석됐다.

최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복귀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김 이사장은 과거 재임 당시 대한항공 고(故)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 부결시키는 등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이었다.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계획은 최근 국내 증시 급등과 환율 문제와 엮여 관심이 집중된 분야다. 국민연금은 자산 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를 정해 이행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주식에 기금의 15.6%를, 해외 주식에 37.3%를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처럼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여 국내 주식 평가액이 늘어날 경우 목표 비중을 초과해 규정상 주식을 팔고 다른 자산을 매수해야 하는 상황(리밸런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해외 주식투자의 절반가량이 사실상 국민연금의 투자였다. 2025년 5월말 국민연금 외화자산은 총 5138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12월말 4807억3000만달러에서 331억6000만달러 늘었다. 그만큼 달러 수요가 늘어나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게된다.

국민연금은 매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설정하고 ±3% 상하한을 허용하는데 기금운용본부 재량으로 목표 비중을 2%포인트까지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전술적자산배분(TAA)을 활용해 내년부터 국내 주식 비중을 추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수익률을 최선으로 운용해 국민의 노후 자산을 쌓아야 하는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에 이용한다는 논란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환율 방어를 위해 국민연금을)단기에 동원하는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단순한 환율 방어가 아닌 장기적 수익률을 함께 고민하며 자산을 배분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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