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올들어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2차전지 종목을 보유한 주주들은 울상이다. 지난해 연말 연이어 터진 악재에 올해 들어 증권가에서도 국내 2차전지 종목의 전망을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어서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대차잔고 역시 2차전지 종목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8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올들어 5거래일만에 코스피는 9%가량 상승했지만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36만원선에서 횡보했다. 포스코퓨처엠도 같은 기간 횡보했다. 코스닥도 올해 들어 2%대 상승했지만 시가총액 2위인 에코프로비엠은 이 기간 약보합 흐름을 보이며 반등 동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 2차전지 관련주에서 악재 공시가 연이어 터진 이후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7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포드로부터 9조603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와 2024년 체결했던 3조9217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2차전지 소재업체 엘앤에프 역시 지난달 29일 테슬라와 체결했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 규모가 3조8347억원에서 973만원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대차잔고에서도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상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기준 대차잔고 상위 10개 종목 중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중에서는 에코프로가 14%로 가장 높았고 에코프로비엠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 포스코퓨처엠도 9% 수준을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3%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간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물량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공매도를 하려면 먼저 주식을 빌려야한다. 이때문에 업황이 부진하거나 실적 전망이 악화하는 업종의 종목은 대차 물량이 실제 공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가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에서 2차전지 관련주 목표주가 하향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미래에셋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61만원에서 52만원으로 하향조정했고 신한투자증권도 56만원에서 51만원으로 목표가를 낮췄다. 이외에도 메리츠증권은 포스코퓨처엠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15만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30만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했다.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낮췄다.
통상 국내 증권사들에서 매도 리포트 발간을 꺼리는 만큼 목표주가 하향은 사실상 매도 의견에 해당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전기차 판매량 전망 하향은 불가피하다. 테슬라 FSD는 전체 수요를 확산하기보다 테슬라 자동차에 수요가 집중돼 역설적으로 대중화를 가로막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성장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