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저축하면 손해" 뭉칫돈 빠지자…'찬밥'된 은행주, 줍줍 기회?

송정현 기자, 이병권 기자, 김은령 기자
2026.01.13 04:10

증권사로 머니무브 가속화 '지수 희비'
일각 주주환원 등 기대, 저가매수 추천

KRX 증권지수·은행지수 추이/그래픽=김지영

역대급 코스피 랠리에 증권사로의 '머니무브'(자금이동)가 가속화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은행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흐름을 보인다. 반면 증권주는 증시 호조로 인한 실적개선 기대에 더해 주주환원 기대까지 받는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RX 증권지수는 5.5% 상승한 반면 은행지수는 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약 1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은행주는 시장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처럼 은행주가 부진한 것은 지난해부터 증시 활황으로 은행 내 예금·저축자금이 이탈하면서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새 32조734억원가량 감소했다.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반면 지난해 주식결제대금 총액은 601조4000억원으로 전년 484조4000억원 대비 24.4% 증가했다.

머니무브는 연초 들어 더욱 가속화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2조85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돌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으로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지닌다.

여기에 금융권이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실적부진)를 냈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잇따른다.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등은 4대 주요 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20% 이상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ELS(주가연계증권)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담합 관련 과징금 추정액이 이번 실적에 보수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주가 ELS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등 악재를 이미 주가에 반영한 만큼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이날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1월5~9일) 외국인들은 은행주를 14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은행주를 주간 단위로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주주환원이 확대되는 점 역시 또다른 기대요소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를 시작으로 연간 주주환원율이 50%에 달하는 은행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주와 달리 증시 호조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져가는 증권주들은 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등의 통 큰 주주환원 전망까지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우선 지난해말 배당을 확정한 키움증권은 전년(주당 7500원) 대비 53% 상승한 1만15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아직 배당금을 확정하지 않았거나 배당기준일이 연초인 증권사들의 배당금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2025년 결산배당 전망치(컨센서스)는 7467원으로 전년 대비 8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면서 조건에 맞추기 위해 예상 대비 배당금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은 △배당성향 40% 이상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 10% 이상 증가다. 증권주 가운데서는 NH투자증권이 지난해 배당 기준 배당성향 48%로 해당될 가능성이 높고 삼성증권도 배당성향 35%에 배당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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