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서학개미의 해외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한 조치다. 정부가 환율 상승의 한 축으로 지목한 해외투자 수요를 줄이고 국내 증시 상승세도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주목 해야 할 것은 서학개미가 테슬라·팔란티어라는 '종목'에 투자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개별 종목 레버리지라는 '수단'에 끌리는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 레버리지 상품 보유액은 19조원을 넘어섰다. 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외 레버리지 상품 순매수도 8500억원을 넘었다. 해당 자금 대부분이 테슬라와 팔란티어,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 레버리지 상품에 몰려있다.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AUM(순자산총액)은 약 2조원이다. 이 중 국내 투자자 자금은 약 1400억원으로 약 7% 수준에 불과하다. 레버리지라는 수단보다는 투자대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TF 발행범위가 넓어지면 투자 수요가 늘 수 있지만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의 대규모 자금이 국내증시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란 의미다.
결국 환율 안정과 증시 상승을 위해서는 서학개미 리쇼어링(본국 회귀)보다는 진짜 큰 손인 외국인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 차익실현을 노리는 단기 투기 자금이 아니라 대형 기관의 실수요 자금과 해외 개인 투자자인 이른바 '외국인 동학개미'의 투자가 늘어야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외국인 통합계좌 확대,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외환시장 24시간 운영 등 제도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수는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의미이지 '머물 수 있는 시장'이 완성됐다는 뜻은 아니다. 제도적 문은 열리고 있지만 외국인 개인 투자자가 장기 투자자로 전환될 수 있는 정보·세제·시장 신뢰 측면의 변화는 여전히 더디다.
외국인이 단기 수급이 아닌 '체류 자본'으로 머무를 수 있는 시장으로 구조가 개편된다면 국내 증시가 안정되고 서학개미의 귀환 역시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