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강세 내수주, 어디까지 오를까…단기 'OK' ·장기 '글쎄'

김지현 기자
2026.02.24 17:57

KRX 필수소비재 지수, 한 달 사이 13.6% 올라
증권가, 확실한 실적 모멘텀 있어야 장기간 상승세 가능할 것으로 전망

KRX 필수소비재 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그동안 증시에서 소외됐던 내수주가 한 달 사이 급등했다. 실적 전망 상향조정과 함께 3차 상법 개정으로 주주환원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내수 업종들이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내수주의 실적이 저평가를 해소한 이후에도 주가 상승을 지탱할 만큼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음식료·담배, 화학, 유통, 금융 등 업종이 포함된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7% 내린 1767.91에 마감했다. 지난달 23일에 1554.9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13.6% 뛰었다.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지난 3일 1600선을 돌파하기 전까지는 1400~1500대에 머물렀다.

업종별로 나눠보면 금융이 같은 기간 26.1%, 유통은 13.7%, 화학은 12.9%, 음식료·담배는 11.4% 오르며 두 자릿수 강세를 보였다. 그 외에도 보험은 24.3%, 건설은 23.9%까지 상승하며 20%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업종별 대표 기업로 한정하면 대우건설이 56.8%, 한화생명은 54.6%, 한국금융지주가 36.8% 올랐다. 신세계는 22.4%, BGF리테일은 17%, 에이피알 6.6%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계, 철강, 유틸리티, 화장품·의류, 호텔·레저, 소매(유통) 업종이 실적 전망 상향조정과 함께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실적 외에 정책 기대감도 내수 업종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종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으로, 주가가 절대 저평가 영역에 있다"며 "여기에 자사주 소각 등 3차 상법 개정 등 정책 기대감까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수 업종 강세 현상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3차 상법 개정을 계기로 국내 증시 저평가 국면이 해소되는 과정일 뿐, 주가 상승을 받쳐주는 실적이 반도체 업종만큼 강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허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측면에서 투자가 많이 필요한 수출 기업보다 성장성이 정체된 내수 기업이 주주환원 정책 영향에 더 민감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내수 업종들의 밸류에이션이 어느 정도 정상화된 이후까지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추가 경정처럼 내수에 긍정적인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내수 업종의 실적 모멘텀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기 침체 속에서 K-소비로 외국인 유입을 꾸준하게 기대할 수 있는 백화점을 제외하면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내수 업종 강세는 키 맞추기 정도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원전, 조선, 방산 등 국내 주력 테마가 쉬어 가는 국면에서 다른 업종들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수 경기가 좋은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수출 모멘텀이 꺾이거나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면 회복할 수 있지만 상반기 내로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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