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장비 전문 기업 레이의 경영권을 두고 메가젠임플란트(이하 메가젠)이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치과업계에 따르면 레이는 최근 메가젠으로부터 이사 및 감사 선임, 정관 변경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서를 접수했다.
메가젠은 레이가 지난 14일 정관 일부 개정의 건과 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하는 임시주주총회를 5월 28일 연다고 공시하자, 이같은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레이는 구체적은 안건이 확정되면 공시를 할 계획이다. 임총에서는 양 측이 이사 선임 등을 두고 표대결을 벌이게된다.
이번 분쟁은 메가젠이 사전 협의 없이 약 3개월간 장내에서 레이 주식을 매집하면서 시작됐다. 메가젠은 지난 8일 특별관계자를 포함해 80만360주(5.13%)를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취득 목적으로 '경영권 참여'를 명시했다.
메가젠은 지분 공시 이후 공동 개발 등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최근 이사회 구성을 직접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단행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탈취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메가젠이 레이의 경영권을 노리는 이유는 디지털 치과 시장의 주도권 확보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가젠은 유럽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1위를 포함해 100여 개국에 수출하는 국내 임플란트 빅3 기업이지만, 진단 장비 분야의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는 점이 성장의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경쟁사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영상 장비까지 내재화하며 '원스톱 덴탈 솔루션' 체계를 구축한 것을 의식해, 레이가 보유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흡수하려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레이는 치과용 콘빔 전산화단층촬영장치(CBCT), 구강 스캐너, 3D 프린터 등 디지털 진단 풀라인업을 구축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메가젠 입장에서는 레이를 품에 안을 경우 스캔부터 진단, 시술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단숨에 완성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제 분쟁의 향방은 임시주총에서의 표 대결로 넘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레이의 지분 구조는 이상철 대표(8.64%)를 비롯해 레이홀딩스(7.51%), 임원 현 경영진의 우호 지분은 총 16.61%(259만2107주) 수준이다. 5.13%를 확보한 메가젠에 비해 우위에 있으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결국 분쟁의 승패는 상법상 의결권 정족수를 둘러싼 우호 지분 확보 경쟁에서 갈릴 전망이다. 이사 선임과 같은 보통결의는 출석 주주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 25%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정관 변경 등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 3분의 2와 발행주식 총수 33.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특히 감사 선임 시에는 대주주 의결권이 3%로 묶이는 '3% 룰'이 적용된다. 16.61%를 보유한 레이 경영진도 감사 선임 시에는 의결권이 크게 축소되는 만큼, 지분 70% 이상을 보유한 소액주주와 기관 투자자의 표심이 승부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 관계자는 "최근 메가젠으로부터 접수된 주주제안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철저히 대응하고 있으며, 이번 임시주총에서 회사의 지속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를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며 "기업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경영 안정성을 저해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주주들과 힘을 합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