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거래소 '핑퐁'에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표류

당국-거래소 '핑퐁'에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표류

배한님 기자, 방윤영 기자
2026.06.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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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또 지연…7월 시행 '안갯속'

당초 계획된 중복상장 원칙금지 추진 일정/그래픽=김현정
당초 계획된 중복상장 원칙금지 추진 일정/그래픽=김현정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지면서 당초 목표였던 7월 시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장치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을 조율 중이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거래소의 중복상장 예외 허용 가이드라인 공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일정과 관련해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늦어도 지난 9일까지 발표를 목표로 한다는 이전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이드라인 발표를 이달 말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이드라인 발표가 6월 초로 잡힌 것은 거래소 규정 개정 과정 때문이다. 거래소는 규정 개정안을 발표한 뒤 최소 7일의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고 이후 내부 시장위원회 의결,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의결 등을 거쳐야 한다. 6월 초를 넘기면 현실적으로 7월부터 시행이 어렵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7월 중순이나 말에는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가이드라인 제정이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기존 투자자 보호 방안을 놓고 이해관계자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부담을 느낀 당국과 거래소가 입장차를 보이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계, 기관투자자들은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 동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LG화학의 기업가치가 하락한 사례처럼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 주주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VC(벤처캐피탈)와 PE(사모펀드), IB(기업금융), 중소벤처기업 등은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한다. 상장을 하지 못하면 VC나 PE는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중소기업은 외부 자금을 조달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자회사 상장을 주주총회 의결 사항으로 하면서 모회사 일반주주 동의 시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자회사 상장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반발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기업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부담스러워 당국이 시행령이라도 만들어 주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고, 당국은 '중복상장 원칙금지'라는 방향성이 정해진 만큼 거래소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하면 된다며 서로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지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도 제동이 걸렸다. SK에코플랜트·한화에너지·CJ올리브영 등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고 있어 상장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해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경영진이나 투자자들은 당연히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IPO를 진행했는데, 갑작스럽게 상장 길이 막히면서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가이드라인 제정까지 늦어지면서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해 갑갑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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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님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배한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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