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한 신평사, JR글로벌리츠 주가 무너져도 등급 유지

김경렬 기자
2026.04.29 17:08

[제이알글로벌리츠 쇼크]

상장리츠 신용등급 현황/그래픽=이지혜

해외 부동산을 자산으로 보유해 국내 증시에 입성했던 제이알글로벌리츠(제이알리츠)가 회생 신청에 나선 가운데 신용평가사의 늦장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이알리츠의 주가가 최고점 대비 6분의 1토막 난 상황에서도 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으로 유지돼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제이알리츠의 신용등급은 현재 D로 유효등급은 없다. 제이알리츠의 등급을 책정했던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오랜 기간 투자 적격등급을 유지했다가 최근 들어 급하게 투기등급을 매겼다.

업계에서는 지난 27일 제이알리츠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해서야 서둘러 등급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신평과 한기평이 등급을 내릴 수 있다며 경고 차원의 메시지를 전한 것도 얼마되지 않았다. 한신평은 지난달 3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고, 한기평은 지난 17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부정적 의견은 6개월 내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기평을 기준으로 등급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이 언급된지 11일만에 정상채권으로 분류되던 A- 상품이 D로 평가받은 것이다.

회사는 주기적으로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입장을 밝혔고, 주가가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계속됐다. 상업용 부동산 침체로 불경기 상태가 계속됐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제이알리츠가 자금 조달을 위해 리츠 내 또 다른 자산인 미국 뉴욕 맨해튼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지만 모든 투자금을 회수할 있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제이알리츠의 주권거래는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정지된 상태다. 지난 17일 제이알리츠 주가는 1098원까지 내리면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최고점을 기록한 2022년 4월 6007원에 4년만에 6분의 1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채권 시장에서는 신평사가 제이알리츠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제이알리츠는 지난해 하반기 공모사채를 발행하면서 수수료 0.60%를 제시했다. 당시 신용등급은 A-로 채권자본시장(DCM)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봤다. A- 등급의 채권 금리는 보통 0.3~04%. 미매각 이슈가 있는 경우에나 2배가량의 수수료를 매긴다. 그럼에도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은 요지부동이었다.

제이알리츠는 2021년 공모 사채 데뷔전부터 부진하기도 했다. 당시 제이알리츠는 계획 발행 규모의 절반가량인 7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특히 별도의 수요예측 없이 채권 가격을 특정 금리로 설정해 세일즈하는 '확정가 지정방법'으로 수요예측 없이 사채를 발행했다. 리츠 업계에서 공모채를 발행할 때 주로 활용하던 자산을 담보 잡는 방식을 활용하지 않고 무보증 방식을 택하면서 석연치 않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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