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회생절차에 돌입하기 하루 전까지 제이알리츠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으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회색 코뿔소'식 늦장 대응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7일 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제이알리츠)의 무보증사채 등급을 BBB+에서 BB+로 하향했다. 일반적으로 BB+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제이알리츠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을 C로 한 차례 더 낮췄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서둘러 등급을 내렸다.
이어 지난 28일에는 제이알리츠의 단기사채가 미상환되면서 D로 내려앉았다. D등급을 부여하면서 제이알리츠에 유효한 등급은 없는 상태다.
제이알글로벌리츠를 평가하고 있는 한국기업평가 역시 갑작스럽게 등급을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4일 제이알글로벌리츠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후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등급을 내렸으나 관련 리포트도 발간하지 않았다. 그러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다음날(지난 28일) 채권 신용등급을 BB+에서 D로 내린다고 했다. 채권 업계에서는 등급을 두 단계 이상 한 번에 낮춘 것에 대해 평가 실패로 본다.
신평사의 경고 기능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이 제이알글로벌리츠에 대해 채권 신용등급의 전망을 '긍정적'에 '부정적'으로 바꾼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부정적 의견은 6개월 내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3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고,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7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가 등급전망을 내린지 11일만에 A-등급의 채권이 D등급이 됐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들여다보는 리츠가 많고 평가하는 채권도 많아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 한 상황을 알긴 어렵다"며 "다만 제이알리츠의 재무 악화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파악했을텐데 회생절차 직전까지 투자적격등급이 유지된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