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주식·채권혼합형 ETF(상장지수펀드)로 자금이 몰린다. 관련 상품이 지난 한 달 자금유입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관련 신상품도 잇따라 나왔다.
5일 코스콤 ETF체크(CHECK)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1개월간 자금유입이 가장 많은 ETF는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으로 6124억원이 들어왔다.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에는 2970억원이 유입됐다. 이들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 최대 50%를 담고 나머지 50%는 국고채 등 우량채권으로 구성한 주식·채권혼합형 ETF다.
이처럼 주식과 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상품은 최근 줄을 잇는다. 지난달 신규 상장한 ETF 17개 중 혼합형 ETF는 6개에 달한다. 이 중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담은 ETF만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총 3개다. 이밖에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을 각각 추종하는 '1Q 200채권혼합50액티브'와 '1Q 코스닥150채권혼합50액티브' 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혼합형 ETF가 흥행하는 배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퇴직연금 계좌(DC형·IRP)에서도 투자하고 싶은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행 퇴직연금 규정상 주식 등 위험자산은 계좌의 70%까지만 편입할 수 있고 나머지 30%는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하는데 주식·채권혼합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연금계좌에 100% 편입이 가능하다.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형 ETF를 70% 담은 뒤 나머지 30%에 삼성전자 채권혼합형 ETF를 넣으면 계좌 내 삼성전자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497조원으로 연평균 15% 증가하며 증권사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내 ETF 활용도 늘었다"며 "ETF를 활용하는 투자자들은 30% 안전자산에 혼합형 ETF를 활용하고 이에 2024년 이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적격 혼합형 ETF 시장이 급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상품이 변동성 장세에 상대적으로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채권이 50% 포함된 혼합형 ETF는 개별 주식형 상품보다 변동성이 완화돼 마음 편히 투자할 수 있다"며 "퇴직연금 자산 특성상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하기 어려운 투자자에게 적합한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