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이알리츠 뒷북평가, 신평사 무용론

[기자수첩]제이알리츠 뒷북평가, 신평사 무용론

김근희 기자
2026.05.06 05:30

제이알글로벌리츠(1,182원 0%) 사태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뒷북 평가'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기 하루 전까지 신평사들은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인 BBB+ 등급으로 유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평사 무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업계에서 신평사들의 늑장대응을 문제삼는 것은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터지기 전 이미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달 14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벨기에 자산 담보대출 약정상 캐시트랩(현금유보) 사유 발생 가능성을 밝혔다. 캐시트랩이란 부동산의 담보가치가 기준치 이하로 하락하면 임대수입 등을 배당하지 않고 대출 상황에 우선 사용하도록 묶어두는 조치다.

결국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달 16일 캐시트랩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주가뿐 아니라 채권 가격도 하락했다. 그러나 신평사들은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까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AAA~BBB-등급)으로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회생신청 당일인 지난달 27일에서야 무보증사채 등급을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한 후 다시 'C'로 낮췄다. 회생 신청 다음 날에는 이를 D로 추가 하향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4일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A- 부정적'에서 'BBB+'로 하향했고, 회생 신청 다음 날에는 이를 'BB+'로 또다시 'D'로 강등했다.

신평사의 뒷북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홈플러스 사태에서도 신용평가사가 회사의 영업·현금상황을 고려하면 미리 신용등급을 낮췄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신용평가사 2곳에 대해 검사하기도 했다. 다만, 신평사들의 뒷북 평가를 제재할 제도적 방안과 법적 근거가 없어 당시 금감원은 신평사에 경영유의 사항을 통보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의 경우 개인투자자 투자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리츠 채권은 금융사 리테일과 WM(자산관리)에서 고금리 매력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신용등급을 믿고 투자한 만큼 신용평가사의 뒷북 평가가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한다. 신평사 본래의 기능을 되찾고,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평사들의 뒷북 평가를 제재할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

김근희 머니투데이 기자 /사진=김근희 기자
김근희 머니투데이 기자 /사진=김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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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증권부 김근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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