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주 쏠림이 심한 만큼 앞으로도 변동성이 큰 장세가 반복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반도체주뿐 아니라 '포스트 반도체주'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2일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6500원(2.28%) 내린 2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전날 대비 4만5000원(2.39%) 내린 183만50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투톱이 하락하자 5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 지수도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날 대비 179.09포인트(2.29%) 내린 7643.15에 장을 마쳤다.
미국과 이란 전쟁 리스크 재부각, 미국 경기지표 발표 전 경계감 등이 영향을 끼쳤으나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 하락의 주원인으로 반도체 쏠림을 지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것이 이날 급락의 주된 이유"라며 "실적, 밸류에이션 등 펀더멘털 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주가가 단기에 너무 급등하는 과정에서 포모(FOMO) 현상도 심화하다 보니 그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출회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이날까지 업종 지수별 상승률을 살펴보면 코스피 상승률(15.83%)을 웃도는 업종은 반도체가 속해있는 전기·전자(27.4%), 제조(19.22%), 유통(17.41%) 등 세 개 뿐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반도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연구원은 "소수 업종 쏠림 현상에 따른 반대급부, 후유증이 일시적으로 변동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은 당분간 유의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주뿐 아니라 순환매 장세에서 상승할 수 있는 업종과 종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월 반복된 월초 반도체주 급등과 쏠림 현상 이후 순환매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으로 소외된 업종과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건강관리, 호텔·레저, 소프트웨어 등을 제시했다.
증권주와 소비 주도 눈여겨봐야 할 주식으로 꼽힌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강세장 국면에서는 주도 업종뿐 아니라 증시 활황의 간접 수혜 업종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대표적으로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브로커리지·신용공여 수익 개선이 기대되는 증권 업종과 소비 양극화 흐름 속에서 수요가 유지되는 프리미엄 소비재 업종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주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만큼 반도체주 비중도 유지해야 한다. 이상연 연구원은 "단기 조정이 발생해도 오는 20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다시 AI(인공지능)와 반도체 업종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아직 반도체주 비중 축소를 고민할 시점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도체주 선호 현상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2조1812억원과 3조9709억원 순매수했다.
아직 반도체주에 투자하지 못했다면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자산운용사들은 개인 투자자를 잡기 위해 반도체 관련 ETF를 출시 중이다. 올해 신규 상장한 ETF 중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은 상품은 12개다. 이달 말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도 상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