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 우려 등 매크로 위기에도 불구, 삼성전자 노조 파업, 외국인 매도 폭탄 등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영향이다.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까지 발표하며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면서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3500원(8.51%) 오른 29만9500원, SK하이닉스는 19만5000원(11.17%) 오른 194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가로 거래를 마무리했고, SK하이닉스는 장 중 한 때 195만4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199만5000원) 경신을 목전에 뒀다.
이날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만원(14.58%) 오른 117만9000원,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는 1만원(5.62%) 오른 18만7800원이었다. SK스퀘어는 지난 15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시가총액 3위를 재탈환했다.
반도체 투톱 반등은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삼성전자의 노사 리스크 일부 해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 시각) 장 종료 후 회계년도 1분기(2~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816억2000만달러(약 122조원)이라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인 792억달러를 상회했다. 같은기간 순이익은 583억달러(약 8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2분기 반도체 업황은 더욱 좋을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910억달러(약 136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870억달러보다 높다. 빅테크의 CAPEX(설비·투자) 확대와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플랫폼 '베라루빈'의 3분기 생산 시작 등에 따른 것이다.
간밤 파업 예정 시간을 90분 앞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노사 관련 우려가 해소 국면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파업 유보에 글로벌 IB(투자은행) JP모건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35만원에서 4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영업이익의 12%를 인센티브 풀로 공유한다는 합의 조건은 당사의 기본 가정치인 10%보다 높아 2026년 EPS(주당순이익) 추정치에 하향 위험이 존재하지만, 추가적인 노동 임금 비용 증가를 반영하더라도 삼성전자(실적)의 연간 추정치 상승 여력이 여전히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분기 현재까지 진행 중인 메모리 고정거래가격 협상이 파업 우려에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삼성전자는 파업 전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지 않았으므로 투자자들은 섹터의 근본적인 성장 궤적인 메모리 수요 확대에 집중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노무라증권도 이날 코스피 1만1000 시나리오를 발표하며 지난 17일 제시했던 삼성전자 목표가 59만원, SK하이닉스 목표가 400만원을 재확인했다. 국내외 증권사 목표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증권가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가 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30만원에서 55만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가는 190만원에서 380만원으로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전자 57만원, SK하이닉스 380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갖고 있다.
한편, 외국인의 반도체 투톱 매도 행렬도 멈출 기미가 보인다. 4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랠리가 이날 끊겼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1조987억원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다. SK하이닉스는 여전히 매도 중이지만, 8거래일 만에 조단위 매도에서 벗어났다.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7880억원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