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는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제도 시행 2년 만에 코스피·코스닥 증시의 80%를 돌파했다. 자사주 취득·소각, 현금배당 규모도 증가세가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27일 여의도 서울사무소에서 자본시장연구원·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와 '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 시상식·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통계를 공개했다.
지난 21일 기준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상장사는 총 733곳(코스피 345곳·코스닥 388곳)으로 이 회사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양대증시의 81.8%(코스피 86.8·코스닥 29.8)를 차지했다. 분기별 밸류업 본공시 수는 2024년 2분기 3건에서 올해 1분기 587건으로 늘었다.
밸류업을 기준으로 100종목을 편입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2024년 9월30일 공표 이래 273.9% 상승,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01.4%)을 72.5%포인트 상회했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 14종의 순자산총액은 4조2000억원을 달성, 최초 설정 당시 대비 745.4%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양대증시 현금배당 규모는 50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늘었다. 자기주식(자사주) 취득 규모는 20조1000억원, 소각 규모는 21조4000억원으로 각각 6.9%, 54.0% 증가했다. 거래소는 주주 중심 경영문화가 확산하며 기업들의 행동이 변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증권가에선 기관투자 환경도 개선됐다는 평이 나왔다. 거래소가 국내외 자산운용·증권·연기금·보험사 103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 87%는 밸류업이 증시상승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89%는 밸류업을 통해 정보 비대칭성이 완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밸류업 우수기업으로는 키움증권·한국항공우주가 경제부총리상을 받았다. 코웨이·티씨케이·한국금융지주에는 금융위원장상, 에스티팜·우리금융지주·지역난방공사·한솔케미칼·LG이노텍에는 거래소 이사장상이 돌아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밸류업은 단순히 주가를 올리자는 이야기나 일시적인 시장 부양책이 아니라 경영방식·자본배분·주주소통과 시장의 평가방식을 함께 바꾸는 자본시장 문화의 변화"라며 "성실히 답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더 높이 평가받고, 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더 큰 기회를 얻는 시장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프리미엄 자본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중요한 건 제도의 확산을 넘어 기업가치 제고가 기업 경영의 상식으로 자리잡는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은 남았지만, 시장은 이미 변화를 감지했고 투자자는 행동하는 기업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코스피 8000 돌파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향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반도체·방산 등 주력산업의 실적개선, 밸류업 참여 확산이 함께 이룬 성과"라며 "우리 밸류업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도 벤치마킹하는 등 아시아 자본시장에서도 모범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