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레버리지 실험장, 전세계 시장 흔들 수도"…외신들 섬뜩 진단

"한국은 레버리지 실험장, 전세계 시장 흔들 수도"…외신들 섬뜩 진단

김종훈 기자
2026.07.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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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 세계적 추세여도 시기 좋지 않았다" 전문가 잇단 경고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한국 증시가 본주를 배수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을 주도할 경우 극도의 변동성이 초래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험장이 됐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 13일 한국 증시 SK하이닉스(2,082,000원 ▲169,000 +8.83%) 주가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37% 하락했다며 "(레버리지 상품) 펀드들이 운용지침을 따라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50억달러(7조4000억원)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13일 SK하이닉스 주식과 선물 전체 거래량의 18%를 차지하는 금액"이라며 "근본적인 촉매제 없이 단순히 자금 흐름에만 의존하는 방식의 거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인디쿠스 캐피털의 아룬 싱할 CEO(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는 레버리지가 시장 대응을 넘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실시간 실험장이 되고 있다"며 "주가 상승이 레버리지를 끌어들이고 레버리지가 주가 상승을 증폭시킨다. 반대 상황도 같은 매커니즘"이라고 했다. 주가 하락이 레버리지 매도를 불러 하락 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블룸버그는 지난달 신용융자 잔액이 38조원을 기록했고, 13일 기준 34조8000억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레버리지 ETF로 인한 변동성 증가는 마진콜(투자 손실로 인한 증거금 요구)을 유발해 급격한 매도세를 부를 위험이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전세계적으로 한국 증시의 역학 관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주식예탁증서(ADR) 형식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한국 시장 레버리지가 일으킨 변동성이 전세계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이어 SK하이닉스 ADR이 간밤 나스닥에서 27.29% 급등하고 이튿날 SK하이닉스가 한국 증시에서 12% 이상 상승 중인 15일 상황을 짚으면서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미국 증시가 변동성을 주고받으면서 주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도 증시 변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싱가포르 픽텟 자산운용의 존 위타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수준의 조치가 아니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거나 레버리지 한도를 2배에서 1.5배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싱가포르 클레이 그룹의 아딜 에브라힘 자본·포트폴리오 부문장은 "이런 종류의 투기성 상품은 상황이 뒤집히면 언제나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며 "회사 자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음에도 기초자산 약세 때문에 레버리지 ETF를 저가 매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같은날 게재한 칼럼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해도 시기가 좋지 않았다"라며 "5월말 한국 증시에 이미 거품이 일고 있었다. 규제당국이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한 것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은 주가 방향뿐 아니라 변화 속도까지 예측해야 한다"며 " 주식처럼 거래되지만 옵션만큼 까다로운 상품"이라고 했다. 이어 "레버리지가 복잡한 상품이라는 사실,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은 애초에 이런 상품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으로 이어진다"며 "파생상품은 대량살상무기와 다름없다는 워런 버핏의 경고가 떠오르는 대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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