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밸류업 공시, 주가상승 효과…기업 작을 수록 커"

성시호 기자
2026.05.27 16:02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 세미나'./사진=성시호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에서 단기 주가부양 효과가 관측된다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혜는 주주환원에 적극적이거나 규모가 작고 유형자산이 적은 기업에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본연은 단계적 의무화를 통한 제도 확대를 제안했다.

강소현 자본연 자본시장실장은 27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 공동주최 '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 시상식·세미나'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밸류업 공시의 효과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서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기업의 주가는 공시 당일 약 1.5%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뒤 누적 초과수익률을 1% 초반 수준에서 유지했다. 제도 시행 이래 올해 2월까지 집계된 밸류업 공시기업을 분석한 결과다.

강 실장은 "배당성향이 높고 현금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공시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고, 흥미로운 점은 기업규모가 작고 유형자산 비중이 낮은 기업도 효과가 컸다는 점"이라며 "밸류업 공시가 정보 비대칭이 큰 기업 가운데서 재무구조로 파악하기 어려운 추가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익예측에 참여하는 애널리스트의 수와 IR(기업설명회) 개최건수가 적을 수록 밸류업 공시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며 "현금여력이 충분하고 사업이 성숙단계에 있지만 정보는 부족했던 기업이 밸류업 공시 후 강한 주가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연구진은 산업군별로 밸류업 공시 참여·미참여 기업을 선정해 누적수익률 비교도 실시했다. 2024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계한 주가동향에 따르면 공시 참여 기업은 미참여 기업 대비 45.3%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공시는 올해 3월 고배당기업 공시가 의무화된 이후 약식공시를 중심으로 참여가 급증했다. 예고공시 이후 계획공시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76.4일로 계획공시의 적시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양대증시 모두 기업규모가 클수록 공시 참여율은 높게 나타났다. 산업군 가운데선 금융·산업재 등에서 참여가 활발했고, 코스닥 정보기술·헬스케어 산업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 참여율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공시기업이 미공시기업 대비 규모·수익성·배당성향·투자관심도가 높고, '공시 필요성이 높은 기업'보다 '공시 역량·여력이 있는 기업' 중심으로 밸류업에 참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공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고배당기업 공시규정 강화 △특례상장기업 공시 확대 △저PBR기업 식별표시 도입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연계공시 등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강 실장은 "밸류업 공시가 자발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양적·질적으로 개선 어려워 보일 경우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것도 중장기적으론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우선 저PBR 기업이나 대기업 중심으로 의무화를 실시하고,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동시에 효과가 그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보완적인 병행장치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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