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피 코앞에서 코스피 미끌...외국인 올해 103조 매도폭탄, 왜?

김근희 기자
2026.06.02 11:06

[오늘의 포인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8788.38)보다 94.81포인트(1.08%) 상승한 8883.19에 출발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나오고 있다. 2026.6.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사상 처음으로 8900선을 돌파하며 9000을 향해 달리던 코스피가 고꾸라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18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주식을 팔고 있다.

2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날 대비 241.08포인트(2.74%) 내린 8547.3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8883.19로 출발해 개장과 동시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이후 8933.62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8900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코스피는 이내 하락 전환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했던 피지컬 AI(인공지능), 기판 관련 일부 종목 등이 하락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차익실현 물량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현재 코스피 시장(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통합 기준)에서 외국인은 5조531억원, 기관은 4501억원 순매도 중이다. 개인은 5조6388억원 순매수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두산로보틱스, 인디에프, LG전자, 흥아해운, 네이버(NAVER)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18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53조5981억원에 달한다.

기간을 더 넓히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03조249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2007~2008년 금융위기 기간 순매도액(62조원)과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순매도액(25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승 동력은 꺾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기계적인 리밸런싱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 펀드들이 한국 증시와 반도체 업종의 강세로 인해 특정 국가, 업종의 비중이 높아지자, 리밸런싱 차원에서 기계적으로 코스피를 매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리밸런싱에 의한 것이지 한국주식을 팔고 떠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비중은 40.2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비중인 36.26% 대비 4%포인트 늘어났다.

외국인이 올해 대규모로 주식을 팔았는데도 외국인 보유비중이 증가한 것은 외국인 매도 금액보다 기존 보유 종목의 시가 평가액이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늘어난 코스피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현재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과거 대비 크지 않다"며 "외국인 순매도는 규모 측면에서는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순매도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나타난 외국인 순매도보다도 작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은 한국 시장과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코스피 과열 시그널이 완화되고, 매크로 환경이 개선될 경우 지난 4월처럼 외국인의 순매수가 재차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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