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공모주 미배정에 화난 투자자 사기죄 고소도
빅3 운용사 1.5억 지출… 단기수익 위주 영업관행 논란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에 '광고 경쟁 자제'를 당부한 가운데 3개 대형사가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광고에 1억50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이 무산되며 과열된 마케팅은 민원으로 이어졌다. 특히 자산운용사 상품심의위원회 등에는 소비자보호담당임원(CCO)의 비토권(거부권)이 없어 단기수익 위주의 영업관행을 막을 내부통제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각 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 3개사는 지난 5월1일부터 6월12일(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일)까지 스페이스X 관련 ETF 광고 선전에 총 1억4576만원을 지출했다. 이중 한투운용은 8476만원을 집행해 광고선전비를 가장 많이 썼다. 이는 회사의 월평균 광고선전비의 37.12% 규모다. 미래에셋은 3100만원, 삼성은 3000만원을 각각 집행했다. 문제는 운용사들의 ETF 광고를 보고 투자한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국내 운용사·증권사가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받지 못해 'ETF 내 스페이스X 공모가격으로 편입'이 물거품이 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민원·고소도 이어졌다.
각 사가 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투운용은 공모주 미배정 경위 설명과 보상을 요구하는 3건의 민원을 접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특정일에 스페이스X를 편입한다고 광고해 ETF를 샀는데 이후 편입이 지연돼 자산가치에 변동이 생겼다"는 내용의 민원을 받았다. 한투운용의 경우 한 투자자가 형법상 사기죄로 한투운용을 고소,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금수대)가 이 사건을 영등포경찰서에서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 운용사들의 거버넌스가 단기수익 위주의 영업관행을 막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확인됐다. 각 사는 ETF의 상품 적법성·시장성과 리스크·소비자보호 적정성 등을 최종 승인하는 상품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기서 리스크담당임원(CRO)이나 CCO의 비토권은 보장되지 않았다. 이와 달리 국내 시중은행들은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운영할 때 CCO의 비토권을 보장해 재무·영업·상품부서 의견이 과대 대표되는 것을 막고 비예금상품의 소비자보호 적합성을 더 살펴보도록 거버넌스 체계를 개편했다.
이에 대해 운용업계는 CRO·CCO가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고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또 한투운용은 답변서에서 "스페이스X 비상장주식 청약의 접수·배정·정산은 실제로 절차를 수행한 주관사가 보유한 정보"라며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미배정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관련 ETF 광고들은 금융투자협회 심의도 거쳤다는 점에서 논란은 커진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한투운용이 집행한 13건의 스페이스X ETF 관련 광고 중 6건은 금투협 심의를 거쳤다.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의 ETF 과장광고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내놓은 상황이지만 논란의 광고가 걸러지지 않은 셈이다. 지난달 23일 황성엽 금투협회장은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와 달리 금융투자협회는 별도 광고심의위원회가 없어 자율규제본부를 활용하겠다"면서도 "회원사들의 광고 건수가 어마어마한 양이라 모두 검토하기 힘들어 AI(인공지능) 활용방안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만 ETF 18개가 상장하는 등 신규 상품이 활발히 출시되는 만큼 광고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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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운용사들이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스페이스X를 이용해 공모주 편입을 하겠다며 과대광고를 했으나 현실은 공모주 청약도 받지 못하며 소비자를 기만한 결과로 이어졌다"며 "단발성 화제에 치중한 무리한 마케팅을 지양하고 운용사들이 내부적으로 면밀하게 상품성과 위험성을 평가해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감독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