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유가 등 3고(高) 현상 가시화와 미국 증시 하락 등이 발생하고 있지만, 해당 악재들이 증시 호황과 탄탄한 경기 사이클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8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비트코인 가격 급락 등 미국 증시를 포함해 주요 자산시장이 휘청거리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증시 호황과 견조한 경기 사이클에는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불안 지속으로 3고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시적으로 증시 조정압력이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3고 현상에 따른 반도체 주가 조정이 또다시 버블 논란을 소환하고 있지만 아직 버블 붕괴와 같은 위기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기 펀더멘탈이 양호하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박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투자 지표에 이어 견조한 고용시장은 양호한 미국 경제 펀더멘탈을 대변한다"며 "닷컴 버블과 부동산 버블 붕괴 당시를 보면 결국 미국 고용시장이 무너지면서 버블 위기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현재 강력한 미국 투자사이클과 견조한 고용시장은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가 견조한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주가 급락 가능성을 낮추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국채 금리 발작 리스크가 뚜렷지 않고 동시에 하이퍼스케일러 CDS(신용부도스와프) 역시 안정세를 유지 중이다.
박 연구원은 "국채 금리의 발작 현상이 확산된다면 주가 등 자산 가격의 추가 조정압력은 확대될 수밖에 없지만, 최근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국채 금리가 반등했지만 지난달 고점 수준보다는 낮다"며 "심각한 국채 금리 발작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I(인공지능) 사이클의 진화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박 연구원은 "최근 AI 사이클을 보면 AI 에이전트를 넘어 피지컬 AI 분야도 빠르게 진화 및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당분간 반도체 수요가 견조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 수출 호황 지속이 반도체 업황 정점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현재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경우 IT(정보기술) 버블 당시와는 다르다는 점"이라며 "버블 신호 혹은 버블이라고 가정할 경우 버블 붕괴 시그널인 투자 과잉 및 수요 급감과 같은 버블 붕괴 전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원유 재고 부족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3고 현상이 더욱 심화할지 여부인데 이는 아무래도 유가 흐름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된다면 국제유가의 추가 급등을 피하기 어렵고, 글로벌 원유 재고 부족 현상이 3고 현상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을 단기적으로 하향 안정시킬 재료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정부의 구두·직접적 외환시장 개입이 추가 상승을 억제하겠지만, 이란 사태 완화에 따른 유가 급락 등의 재료가 부각돼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내 금융시장 혹은 경기의 위험 시그널도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국내 주가 급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예상 밖으로 주식시장에서 큰 규모로 이탈하는 것을 제외하면 국내 금융시장과 경기 흐름에 크게 흔들 리스크도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