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 반도체 종목들이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상승했다. 간밤 미국 반도체주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분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수급이 중·소형 업체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만6500원(8.97%) 오른 32만2000원,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30만4000원(15.91%) 상승한 221만5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전일 급락분은 모두 회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시총 비중은 전년동기 20%대에서 일 년 새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2일에는 삼성전자는 37만원, SK하이닉스는 240만7000원까지 올라 각각 최고가(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반도체주는 중·소형주를 포함해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11.80% 상승했다. 전체 167종목 중 155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다.
업종 내 강한 급등세를 나타내는 종목은 대부분 코스닥 업체다. 타이거일렉은 전일 대비 29.92% 가격 제한선까지 오른 6만3400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이어 브이엠(27.03%), 싸이맥스(24.68%), 피에스케이(24.28%), 테스(22.74%), 테크윙(20.97%), HPSP(20.89%), 티에프이(20.71%) 등이 20%대 급등했다. 원익홀딩스(15.67%), 원익IPS(13.52%), 원익QnC(12.90%) 등 그룹주도 일제히 올랐다.
이날 상승은 간밤 미국 증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되면서 뉴욕증시는 지난주 급락 충격을 일부 만회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0.23포인트(0.86%) 상승한 2만5929.66,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85.93포인트(5.61%) 오른 1만2906.69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인텔 주가는 간밤에 11.19% 치솟았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0% 가까이(9.87%) 뛰었다. 이어 브로드컴은 2.8%, 엔비디아는 1.7% 등 각각 상승했다
여기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매크로(거시경제)도 다소 안정됐다. 다만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으면 공격을 재개한다고도 밝혀 진정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상승 사이클에 비해 이례적인 수준의 수급 불균형은 물론 가격 상승 제한 요인이 없고 반도체 수요도 공급 계획을 넘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2분기 소부장 전반의 실적 강세가 기대되면서 낙수 효과 가속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은 구조의 변화와 단기 과열 기대감 때문이고 AI(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 등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며 "조정을 감내하거나 매집 기회로 삼아야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