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차세대 ERP(전사적자원관리) 구축을 위한 PI(프로세스 혁신) 업무를 맡았던 삼정KPMG컨설팅이 본계약 수주에 실패했다. PI 업무를 수행한 업체는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ERP 구축 본계약까지 따내는것이 업계 관행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일PwC컨설팅이 올해부터 CJ 지주의 ERP 구축을 맡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AI를 탑재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수주액은 수백억원으로 수십억원에 그치는 회계감사나 PI업무 수임료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CJ ERP 구축 본계약을 위한 입찰에서 삼일PwC컨설팅은 LG CNS와 컨소시엄을 꾸려 삼정KPMG컨설팅·삼성SDS 컨소시엄과 경합했다.
삼정KPMG컨설팅은 ERP 구축 업무에 앞서 CJ제일제당 PI 업무를 실시해 본계약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삼정KPMG컨설팅은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 초까지 PI 업무를 수행해 CJ의 시스템에 대해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쟁사인 EY한영은 신세계백화점이 진행하는 SAP ERP 구축 작업이 지연되는 등 마찰을 빚은 바 있어 애초에 수주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신세계 측에서 EY한영이 오류를 해결하지 못해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EY한영은 처음부터 기준정보를 잘못 줬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반발하면서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삼정KPMG컨설팅의 본계약 수주 실패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ERP 구축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CJ그룹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삼정KPMG컨설팅의 업무에 대해 일부 불만을 제기해 본계약 낙찰자가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정KPMG가 맡고 있던 CJ프레시웨이 감사업무는 그대로 유지 됐지만 추가 수임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법인인 삼일PwC는 기존에 맡고 있던 CJ그룹 감사업무를 종료하고 삼일PwC컨설팅을 통해 4월부터 ERP 구축에 착수했다. 삼일PwC가 맡았던 CJ와 CJ제일제당의 회계감사는 EY한영이 수임했다.
한편 컨설팅 업계는 삼일PwC컨설팅·삼정KPMG컨설팅·EY컨설팅·딜로이트컨설팅 등 4개사가 경합을 펼치고 있다. 이 중 삼일PwC컨설팅이 시장 점유율 1위다. 삼일PwC컨설팅의 지난해 매출은 4460억원으로 삼일PwC의 회계감사 매출(3860억원)을 넘어선다.
삼일PwC컨설팅은 회계법인인 삼일PwC에서 2006년에 분사한 독립 법인이다. 삼정KPMG컨설팅은 삼정KPMG 사내에 사업 부문으로 역할하고 있다. 빅4 회계법인에서 컨설팅이 독립되지 않은 곳은 삼정KPMG컨설팅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