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채권 등 조달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내 증시가 크게 타격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중요해졌다는 입장, 정책 모멘텀을 앞두고 있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을 들여다봐야한다는 입장 등 다양한 대응전략이 제시됐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31.01포인트(0.34%) 내린 9083.54로 출발해 장 초반 반짝 반등하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해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에서는 오전 11시 40분 매도 사이드카가, 오후 2시 33분에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올 들어 13번째, 서킷브레이커는 4번째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은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로 마감했다. 이전 최저치는 지난 8일 장중에 기록한 908.46이다. 이날 종가 기준 최저치를 바꿨다.
앞서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면서 코스닥 중·소형 종목으로 온기가 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하락으로 수급, 실적, 금리 환경 등이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다양한 대응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코스닥 등 중소형주는 하락하면서 대형주로 쏠림이 심화한 상황이지만 이익(EPS·주당순이익)과 멀티플(PER·주가수익비율) 등 실적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변동성으로 지속 가능성이 높지 않고 저점에서 큰 폭으로 반등했던 에너지, 화학 업종의 실적 리레이팅을 제외한다면 실질적으로 반도체보다 실적 추정치 상향 모멘텀이 강한 업종은 없다"며 "강한 반도체 실적 상향이 추가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 갭이 줄어드는 것이 소외주 반등의 1차 조건"이라고 말했다.
정책으로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에 집중한 의견도 제시됐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기업 리스트 공표는 이르면 올해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며 "올해 시행되는 정책은 구체성·강제성 면에서 2024년보다 더 강력하다고 판단되고 저PBR주를 겨냥했다는 점이 명확하지만 아직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증시 상승가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과정 중 하나라는 낙관론도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간 증시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많이 빠지는 것이고 9천피 돌파 이후 치러야할 통과 의례"라면서 "낙폭은 증가한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도 " AI(인공지능) 성장세와 반도체 이익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정을 추세 훼손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주도주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