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저점(5000대)과 사상 최고치(9000대)를 오간 '롤러코스피' 장세에도 국내 5대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이 사상 최초로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변동성 장세에도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와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약 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440억원과 비교해 14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 플랫폼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올해 2분기 5대 증권사 순익 컨센서스인 2조9580억원과 비교해서도 약 42% 증가한 전망치다.
증권사별로 보면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이 319% 증가한 약 1조6900억원, 한국금융지주가 73% 증가한 약 9300억원, 삼성증권이 123% 증가한 약 5230억원, 키움증권이 79% 증가한 약 5560억원, NH투자증권이 99% 증가한 약 5100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순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평가이익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이 보유하고 있는 스페이스X가 상장되어 주당 164달러 기준으로 올해 2분기 평가이익 2조원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높은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 시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한국금융지주도 1조원에 가까운 분기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ETF(상장지수펀드) 중심 브로커리지 약정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경쟁사 대비 큰 영향을 줬다고 증권가는 분석한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이 약 100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만큼 거래 수수료 실적이 향상된 점도 순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5대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5, 6월 100조원대 일평균 거래대금이 기록되면서 연초 이후 2026년 커버리지 증권사 순익 컨센서스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 중"이라며 "2분기에도 브로커리지 및 이자손익 개선세가 지속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년대비 높은 거래대금과 실적에도 불구하고 증권업종 주가는 2분기 들어 크게 부진한 상황이다. 특정 주도주로 수급이 집중되면서 정작 증권주는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상승장에서 거래대금보다 증권주가 먼저 하락한 사례는 드물다"며 "거래대금과 증권주의 동행관계를 고려할 때 반도체 주도 장세에서 소외된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순환매가 나타나면 증권주에 대한 관심을 한 번 더 가져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