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공모금액이 반토막난 데 그치지 않고 상장 이후 매수 자금도 충분히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신규상장 기업은 상장 첫날 달성한 높은 주가를 유지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반기에는 그나마 소노호텔앤리조트(옛 대명리조트)를 운영하는 소노인터내셔널 상장이 주목된다. IPO 시장 흥행 가늠자로 여겨진다.
5일 KB증권에 따르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제외한 상반기 IPO 기업은 17개사로, 코스피 1개사와 코스닥시장 16개사였다. 공모금액은 1조1327억원이었고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7조3593억원 규모였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8개사가 IPO를 했고 공모금액 2조2095억원에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14조53억원이었다. 공모기업 수는 55% 감소했고 공모금액과 상장 시가총액은 각각 49%, 47% 줄었다.
올해 상반기 상장사 17곳 중 14곳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제시한 희망가격 범위의 상단 이상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러나 6월30일 종가 기준으로 13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상반기 유일한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인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31.6% 하락했다.
지난 3월5일에 상장한 케이뱅크는 공모가 주당 8300원에 4980억원을 조달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상장 시가총액은 약 3조4000억원이었지만 6월30일 주가는 5680원(시가총액 2조3000억원)에 그쳤다. 이 밖에도 상장일 순으로 △덕양에너젠(1월30일)(-13.0%) △에스팀(3월6일)(-53.1%) △액스비스(3월9일)(-6.8%) △카나프테라퓨틱스(3월16일)(-24.9%) △아이엠바이오로직스(3월20일)(-14.6%) △한패스(3월25일)(-69.2%) △메쥬(3월26일)(-33.7%) △인벤테라(4월2일)(-46.7%) △폴레드(5월14일)(-28.4%) 등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들이 코스피에서 급등한 것과 대조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신규 종목들이 외면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선 낮은 유동성과 다수의 부실 종목, 투자 정보 부족 등으로 코스닥 시장이 전반적으로 외면받은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이 같은 IPO 시장 축소와 관련해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를 의식해 대기업 계열사들 IPO 추진을 미루는 점 등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달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복상장 규제와 관련한 의견 수렴,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 등 상장 규정 개정안(5월13일 금융위원회 승인) 등의 이슈로 인해 연초부터 관망 기조가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1월 LS그룹인 에식스솔루션즈가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고 HD 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한화에너지, CJ올리브영 등 IPO 대어로 불리던 기업들도 중복상장 논란 속에 상장을 사실상 철회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소노인터내셔널이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황이다. 올들어 코스피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첫 기업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19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COVID-19)로 관련 일정을 중단했고 지난해는 계열사인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의 자본잠식 문제로 인해 상장 추진을 중단했었다. 유상증자로 자본잠식을 해소하면서 상장을 재추진하게 됐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