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 M&A 위해 600억대 실탄 마련…사업확대 '잰걸음'

김경렬 기자
2026.07.16 15:08

심운섭 그래피 대표 인터뷰

심운섭 그래피 대표./사진=그래피

"사업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을 위해 M&A(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달은 그 재원을 미리 확보해두는 차원입니다. 인수 대상기업의 주요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의 중입니다."

심운섭 그래피 대표(55)는 16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최근 604억원 투자 유치를 결정한 데 대해 "투자기관들의 일정과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자금조달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지난 12일 진행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 그래피는 3D프린팅 기반 의료기기 소재 전문기업이다. 핵심 제품인 투명교정장치(SMA)는 별도의 부가장치 없이 고난도 케이스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통증과 교정기간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병원 입장에서는 기존 교정장치 대비 운영효율과 마진을 높일 수 있다.

그래피가 이번에 발행 공시한 자금은 총 604억원(전환사채(CB) 483억원, 전환우선주(CPS) 121억원)이다. CB와 CPS의 만기와 전환가액은 각각 5년, 1만8318원으로 동일하다. CB는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없어 주가 희석 물량이 이미 확정됐고, CPS는 상한을 둬 사실상 리픽싱이 없는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CB의 경우 발행금액 35%까지만 콜옵션(중도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주주지분 희석 가능성도 최소화했다.

심 대표는 "조달금 중 5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 자금으로 일단 배정해 뒀지만 상황에 따라 운영자금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나머지(104억원)는 해외영업망 확충, 마케팅 활동, 원재료 구매, 인허가·특허 비용 등에 곧장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래피는 해외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90%. 유럽에서는 소재·장비 유통과 파트너사 자체 브랜드로 현지에 상품을 생산·공급하는 SMA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미국에선 벤코덴탈과의 딜러십(판매 허가권) 계약을 맺고 초도 공급물량을 논의 중이다. DSO(치과서비스조직)를 대상으로 신규 개발한 리테이너용 소재도 테스트 중이다. 이밖에도 국내에선 메가젠임플란트와 영구치관용 레진 소재, 진단장비 등 공급을 위한 본격적인 협력이 시작됐다.

심 대표는 "올해 안에 중국 NMPA(식품약품감독관리국 허가) 인증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고 일정대로면 연내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은 이르면 3분기 CE-MDR(유럽 의료기기 규정) 인증 완료해 수익을 낼 수 있고, 캐나다·중동지역은 현지 파트너와 생산 거점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에 따르면 그래피는 지난해 4분기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 외형이 커지면서도 GPM(매출총이익률)는 지난해 60%에서 꾸준히 개선되는 상황이다. 심 대표는 "상반기 누적 적자를 하반기 실적으로 상쇄해 올해 실질적인 연간 흑자를 달성하려 한다"며 "매출이 해외에 집중해 있는 만큼 매출·매입 시점이 어긋날 때를 대비해 별도 헤지 수단을 도입하고 환손익 리스크에도 대응하려 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또 "2028년 이후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심 대표는 숭실대학교 정보처리학 학사를 졸업해 한국아카이브 이사, 디디에스 사업부총괄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2017년 그래피를 설립, 현재 CEO(최고경영자)와 CTO(최고 기술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다.

심운섭 그래피 대표./사진=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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