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5.9조, 오늘은 5조...불개미 몰린 SK하이닉스 곱버스

김지현 기자
2026.07.30 17:15

규제 하루 앞두고 폭주

5월27일 이후 SK하이닉스 주가와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 거래대금 추이/그래픽=이지혜

30일 SK하이닉스 단일종목 인버스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한 종목의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곱버스(인버스 2배)' ETF거래를 찾고 있다. 코스피 역시 한 달간 34% 떨어지며 지수 곱버스에도 거래대금이 몰렸다.

오는 31일 금융당국의 규제안 시행이 되면 과열 양상이 식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선 진입 문턱을 높여 매매 수요가 줄어들겠지만, 중장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의 거래대금은 5조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27일 상장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거래대금이다. 1위는 전일 기록한 5조9032억원이다. 해당 상품의 거래대금 상위 1위부터 17위까지 모두 7월이 차지했다. 상장 이후 이달 2일까지 거래대금이 2조원을 넘지 않았지만 당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5% 떨어지면서 지난 3일 처음으로 거래대금 3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 곱버스 역시 비슷한 양상을 나타낸다. 이날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의 거래대금은 4911억원으로 산출됐다. 상장 이후 네 번째로 큰 규모의 거래대금으로 상위 1~10위 중 7자리를 7월이 차지했다.

이 같은 활발한 곱버스 거래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이 영향을 미쳤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8%, 50%씩 하락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34% 하락하며 역대 최고 월간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200 선물을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거래대금은 이날 2조827억원, 전일 2조385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년간 거래대금 상위 각각 7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이 늘어나면서 단기적으로 매매 수요들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14개지만 곱버스 ETF는 각각 하나밖에 없어 매매 수요가 더욱 몰린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거래 폭증이 다시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단일종목 곱버스 ETF를 당일 매수·매도가 아닌 하루 이상 보유한 뒤 매도하면 주식을 2배로 매도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기초자산 주가를 끌어내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 사상 처음으로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에 대해 "단일종목 인버스 거래가 폭발하고 있다는 점도 부차적인 변동성의 출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는 31일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상향한 금융당국의 규제안 시행으로 거래가 진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달 들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은 줄었지만 전체 ETF 거래대금도 감소하며 비중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전체 ETF 거래대금 중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6%였는데, 이날은 35%로 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날 2차 보완책으로 개인별 투자 한도 20% 제한 등이 발표되기도 했다. 권 연구위원은 "해당 방안은 숫자로 제한하며 진입 문턱 높이는 셈"이라며 "단기 매매, 하루 이상 보유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많이 줄어들어 유효한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장기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초자산 쏠림 완화, 레버리지 배율·상품 설계에 대한 재검토, 변동성 급등 시 리밸런싱 매매의 시장충격을 줄이는 장치 등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변동성 확대는 기관·외국인 등 장기자금의 신규 진입을 저해해 시장 전체의 체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제도 개선의 실익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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