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4일 코스피 6300·코스닥 780선을 되찾았다. 미국증시 훈풍을 탄 비(非)반도체 순환매가 양대 지수를 밀어올렸다. 중국발 메모리 공급과잉 불안이 잔존하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2분기 미국 기술주 실적으로 반도체 랠리가 재개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1.50포인트(1.62%) 오른 6358.95에서 장을 마쳤다. 지수는 6351.38로 출발, 개장 60분 만에 6080.25까지 미끄러진 뒤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반등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강보합세로 마감하며 지수 상승기여분이 총 14포인트를 밑돌았다. 양사 지분 관련주 가운데선 삼성생명이 3%대, 삼성물산이 1%대 약세, SK스퀘어는 3%대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대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바이오로직스·SK스퀘어는 3%대, HD현대중공업은 2%대 강세였다. KB금융·신한지주·현대차는 약보합세, 기아는 보합세였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이 8%대, IT서비스·통신·금속이 5%대, 기계장비가 4%대, 화학·제약·일반서비스·의료정밀·종이목재가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약세로 마감한 업종은 보험(-1.52%)뿐이다.
한국거래소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개인은 8185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기관은 5394억원어치, 외국인은 36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베이징에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란 소식에 메모리 공급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며 반도체주 하방 압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의 AI(인공지능) 투자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에 간밤 미국 반도체주는 장중 반등에 성공했지만, 국내 메모리 업종에선 차익실현이 지속되며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뚜렷했고, 수급은 여타 업종으로 확산했다"고 짚었다.
순환매 열기는 코스닥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43.37포인트(5.88%) 오른 780.72로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장중 현물·선물 급등이 이어지자 거래소는 오전 10시47분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시총 상위 10종목이 나란히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리가켐바이오가 15%대, 에이비엘바이오가 13%대, HLB가 11%대, 알테오젠이 9%대, 주성엔지니어링이 6%대 급등을 빚고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이 5%대, 리노공업이 4%대, 원익IPS가 2%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1%대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일반서비스가 8%대, 제약이 7%대, 의료정밀이 6%대, IT서비스·금속·전기전자·제조·금융·건설·오락문화가 5%대, 비금속·유통·화학·기계장비·출판매체가 4%대, 운송장비·기타제조가 3%대 강세를 보였다. 하락 업종은 전무했다.
외국인이 2772억원어치, 개인이 258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가운데 기관이 543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장세를 주도했다. 기관 계정별 순매수액은 상장지수펀드(ETF) 물량을 처리한 금융투자가 332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투신(1022억)·연기금(460억)·보험(109억)이 뒤를 이었다.
임정은·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자동차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며 코스피지수 상단을 제한했지만, 상승종목 비율이 83%대를 기록한 가운데 방산·원전·화장품 등 업종 전반으로 순환매가 확산했다"며 "바이오·로봇주가 연일 강세를 이어간 가운데 코스닥 활성화 대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KB증권 연구진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5일 새벽 미국 AMD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최근 상승탄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반도체주가 분위기를 전환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