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 폭락" 2년 전 악몽 생각나...엔캐리 청산 재현 우려

김세관 기자
2026.08.05 16:00

엔화가치 상승, 엔캐리 트레이드 전략 쓴 투자자 주목
2024년 8월 '검은 월요일'에 코스피·코스닥 동시 급락 경험
"마지막 고비 될수도, 낙폭 컸던 주도주 중심 반등 모색"

엔 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임종철

엔화 가치 변동성이 최근 국내 자본시장 변수로 떠오른다. 원/달러 환율과 증시 급락 등 국내발 리스크는 다소 진정됐다. 하지만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2년 전 코스피를 10% 넘게 끌어내린 '검은 월요일'의 원인이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우려가 변동성 장세의 마지막 고비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57원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달 23일 163.86엔까지 치솟으며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었지만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과도한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대응에 공동으로 나서면서 연초 수준으로 복귀했다.

증권가에서는 정확히 2년 전인 2024년 8월5일 장중 코스피 지수가 10% 넘게 빠지기도 했던 이른바 '검은 월요일'의 원인이 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재현을 우려한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기조의 엔화를 빌려 기대 수익률이 높은 고금리 미국 채권이나 신흥국 주식 등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엔화가 급격하게 강세로 돌아서면 엔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쓴 투자자들이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해 해외 자산을 한꺼번에 처분하는 청산 절차가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 신흥국인 국내 주식시장은 엄청난 자금 유출 압박에 노출된다. 대형주와 성장주 중심으로 단기 충격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24년 8월 '검은 월요일' 역시 미국의 고용지표 쇼크와 AI(인공지능) 버블론 등 경기 둔화 우려에 더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겹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충격을 받은 경우다.

당시 일본중앙은행(BOJ)이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의 동결 예상을 깨고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깜짝 인상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 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부상했고 실제 대규모 청산이 일어났다.

글로벌 증시가 한꺼번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쇼크를 정면으로 받게 됐는데, 2024년 8월5일 미국 S&P 500은 3%가 떨어졌고,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가 60을 넘겼다. 일본 니케이는 이날 12% 이상 급락했다.

국내 코스피도 장중 10% 넘게 빠지는 등 4년 5개월여 만에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결과적으로 코스피는 8.77%, 코스닥은 11.30%가 빠진 채 이날 지수가 마감되는 혼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연내 지속해서 오르던 엔/달러 환율이 지난주 이후 급락한 최근의 상황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고 국내 증권업계는 본다.

다만 이번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주식 시장 변동성 장세의 마지막 고비가 될 수 있어 관련 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이후에는 그동안 낙폭이 컸던 주도주를 중심으로 반등 모색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7월 초부터 헤지펀드들의 강제 매도와 주도주 차익실현이 상당 부분 진행되면서 주도주인 기술주가 고점 대비 40% 가까이 급락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엔화 강세가 시장에 불편한 새로운 이슈는 맞지만 현재 포지셔닝과 과거 경험을 고려하면 수급 불안이 최종 국면으로 진입한 듯하다"며 "2024년 8월 급락 당시 주가 조정과 모든 악재들의 가장 마지막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제기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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