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일 장 초반 1%대 등락하며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샌디스크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한 이후 반도체주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등 단기 차익실현에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1시5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0.75포인트(1.11%) 내린 6226.20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6415선까지 올랐으나 이내 하락하는 등 1%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보인 반도체주 약세 여파가 국내 증시 혼조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샌디스크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이 89억700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86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장기공급계약(LTA)과 주주환원 정책 등 긍정적인 재료도 함께 발표했다.
다만 샌디스크가 3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로 103억~108억달러를 제시하며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자 약세가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웨스턴디지털 역시 내년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자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6일 기준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의 주가는 각각 6%대, 13%대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반도체주 약세에 더해 최근 국내 시장이 수급 요인에 좌우되는 게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기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일별 증시 상황에 따라 매수·매도를 하고 있다고 봤다. 주로 저가 매수한 뒤 상단에서 팔아 차익실현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날 외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311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 장 초반에는 1088억원 순매수하기도 했으나 순매도로 전환, 6049억원까지 매도세를 키웠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상무는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개인 역시 지수가 상승하면 곧바로 매도에 나서는 등 뚜렷한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보이지 않으면서 주도주가 없는 상황처럼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에서도 추세적인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선물을 사는 것은 보통 나중에 주가가 더 오른다고 보기 때문인데 외국인이 지난달 이후로 3영업일 이상 연속으로 산 적이 없다"며 "다만 매도 금액 자체는 상반기보다 줄었고 외국인 지분율이 10년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라 매수 여력이 남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장기투자를 하기 위해선 배당으로 대표되는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고 입 모아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많이 늘어난 만큼 배당수익률도 높아질 거란 기대가 있지만 현재까지 주주환원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이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장기투자 유인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걸 모두가 알고 국내외 반도체 공장 투자, 성과급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막상 위험에 투자한 주주를 위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부분에서 실망감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